LG파워콤과의 합병 기대로 LG데이콤 주가가 상승할수록 합병 관련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은 16일 LG데이콤에 대해 LG파워콤과의 합병을 원한다면 지금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때라며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2만원(15일 종가 2만350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동준 애널리스트는 "LG파워콤과의 합병 기대로 LG데이콤 주가가 최근 4거래일간 13% 올랐다"면서 "합병 결의 전 LG데이콤 주가가 합병가치를 미리 반영해 상승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위험, 한전의 합병 동의 불확실성 증대 등의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판단 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합병 결의 전 합병가치를 선반영한 주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합병에 따른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인 가운데 오히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만을 상승시키면서 합병 무산 혹은 연기, 합병법인의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애널리스트가 추산한 LG데이콤의 현재 순수 영업가치는 주당 1만6800원, 합병법인의 적정주가 수준은 2만5000원이다.

아울러 LG데이콤 주가의 선제적인 상승은 합병비율상 LG파워콤 2대 주주인 한국전력에 불리하다는 점에서 합병 동의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LG 그룹 입장에서 LG데이콤 주가가 미리 상승할 경우 오히려 주식매수청구권에 따른 현금출회(cash out)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병 시기를 자발적으로 연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주식매수청구 금액에 따라 합병법인 LG데이콤의 적정가치가 변동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