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파트 3채를 보유한 PB 고객 홍모씨(52세)가 최근 세무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왔다. 올해 중으로 마포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팔고 내년에는 잠실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살 생각인데 양도세가 걱정이었다.

홍씨처럼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으면 세무적으로 크게 두 가지 불이익이 있다. 첫째는 50~60%의 높은 세율로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는 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기준시가 1억원(광역시는 3억원) 이하의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소형주택으로 분류돼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수도권과 광역시에 3채 이상의 집을 갖고 있으면 주택의 가격에 상관없이 중과세를 받는다.

이 고객의 경우 일단 올해 매각하는 주택은 큰 문제가 안 된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사고파는 부동산에는 중과세율(50% 또는 60%)이 아닌 기본세율(2009년 6~35%,2010년 이후 6~33%)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씨가 걱정하는 부분은 내년에 구입하려는 잠실의 아파트였다. 투기지역에 속해 있어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에 10%포인트의 탄력세율이 가산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세 규정을 완화하면서도 3주택 이상 보유자가 투기지역에서 주택을 매각할 때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를 가산,16~45%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양도세 중과세 완화 방침을 자세히 뜯어보면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보다 취득하는 경우 유리한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사람이 중과세를 피하려면 올해나 내년 중으로 집을 팔아야 한다. 반면 이 기간에 새로 산 주택은 앞으로 2년만 보유하면 언제 매각하더라도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2011년부터 양도세 중과세 규정이 부활하는 것을 생각하면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홍씨처럼 투기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향후 그 지역이 계속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다 하더라도 올해나 내년에 취득한 주택에 대해서는 10%포인트의 가산세 없이 기본세율로만 양도세가 부과된다. 홍씨는 양도세 중과세에 대한 걱정 없이 투자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