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경험 많고 유능한 'BB' 없나요?"

최근 미국의 여러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구인광고다. '블랙벨트'의 준말인 BB는 1990년대 이후 대표적 기업 경영기법으로 각광받아온 6시그마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하는 전문 자격증을 말한다. 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닷컴에 따르면 지난 8월 6시그마 전문가를 모집하는 회사들의 광고 수는 한 달 전보다 570건 늘어난 7155건에 달했다.

무자비한 금융위기의 폭풍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미 대기업들이 이제 체계적인 경영기술 도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비용 절감과 완벽주의를 강조하는 6시그마는 수많은 경영기법 중에서도 불황기에 대처하는 회사들에 딱 맞는 옷처럼 환영받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16일 경기침체를 맞아 각 기업들 사이에서 6시그마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6시그마는 품질 혁신을 위한 경영전략으로,통계기법을 이용해 품질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의사결정시 불필요한 단계를 없애고 결함을 최소화하며,생산에서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전략은 1980년대 말 모토로라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GE 소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채택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6시그마의 도입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경우 원가 절감 차원에서 올 들어서만 85개의 6시그마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TBM컨설팅그룹의 아난드 샤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개월 동안 6시그마 관련 경영자문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