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낮은 세금을 무기로 다국적 기업과 헤지펀드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은행 비밀주의' 빗장을 열면서 주력 산업인 은행업이 큰 타격을 받자 이를 기업 유치로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9월21일자)에 따르면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가 조만간 유럽 본사를 영국 런던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옮길 예정이다. 미 대형 식품업체 크래프트푸드와 야후,일본 자동차회사인 닛산도 최근 2년 새 유럽 본사를 스위스로 옮겼다.

고급 인력과 대학,강한 지식재산권 보호법도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낮은 세율이 기업들이 스위스 이전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올리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스위스의 26개주는 독자적으로 세율을 정할 수 있다. 현재 스위스 소재 기업들의 법인세율(연방세율 포함)은 평균 10.8~24%다. 10개주가 지난해 투자유치를 위해 세율을 인하했다. 옵발덴주의 경우 6.6%였던 법인세율을 6%로 낮췄다.

비즈니스위크는 스위스가 이중과세방지 협약에 가입해 있어 미국이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에 대한 조세정책을 강화할 경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타이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5개 미국 기업이 본사를 조세회피처인 버뮤다와 케이맨제도에서 스위스로 옮겼다. 비즈니스위크는 영국의 고율 과세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스위스의 해외 기업 유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