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 금액이 연중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많이 빌려줘 리스크가 큰 저축은행 주식대출금액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1일 4조7171억원으로 올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15일에도 4조6772억원에 달해 작년 말(1조5060억원)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신용융자는 지난 7월 중순만 해도 4조원 이하를 유지했지만 최근 두 달 사이에 7889억원 급증했다.

이 기간 신용융자 증가분은 주가가 급등한 유가증권시장이 6288억원으로 코스닥시장(1599억원)보다 훨씬 많다.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가 크게 오른 데 따라 기아차 신용융자가 590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 LG전자(487억원) 삼성SDI(338억원) 현대차(425억원) LG디스플레이(390억원) 현대모비스(319억원) 등도 크게 증가했다. 코스닥에선 에스디(106억원) 우리이티아이(94억원) 서울반도체(88억원) 다날(57억원) 등의 순으로 신용잔액이 증가했다.

증권사 신용융자와 별개로 개인들이 상호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연계신용 금액도 8월 말 6316억원으로 올 들어 182%나 급증했다. 증권사 신용융자 증거금률은 40%인 반면 저축은행의 신용 증거금률은 20%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잠재 리스크가 더 크다. 증거금률이 20%면 2000만원만 갖고도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모두 1억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연계 신용을 취급하는 15개 증권사에 이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신용대출은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높은 레버리지가 적용되는 연계신용을 취급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업무 제휴에 신중을 기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용융자가 크게 늘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올라 신용융자 급증에 따른 수급 영향은 크게 줄었다"며 "이날 개인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주식을 순매도한 만큼 반대매매 우려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