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어제 국회에서는 '이동통신요금 적정한가'라는 주제로 여야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소비자라면 요금인하를 반대할리 없지만 우려되는 것은 요금인하 방안들 중 대부분이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나 규제조치의 부활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과연 정부개입이나 반시장적 조치가 요금인하의 근본적이고도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우리로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국회 토론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이동통신사의 영업초과이익을 정부가 흡수하자는 주장이었다. 지난 2001년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초과이익이 막대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견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영업초과이익을 요금인하 근거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성은 둘째 치더라도, 이런 식의 논리를 펴기 시작하면 이는 기업경영 활동의 동기 자체를 부인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요금인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런 주장보다는 망을 소유하지 않고도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가상이통사업자(MVNO)를 제대로 활성화하자는 제안에 우리는 더 주목하고 싶다. 이날 권황섭 한국MVNO사업협의회장은 적정한 망 임대비용만 보장되면 최대 30% 이상 요금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 문제는 정부의 MVNO 활성화 의지가 과연 어느정도냐 하는 것이다.

요금을 근본적으로 인하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경쟁을 제대로 촉진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속적인 요금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선불요금제 도입, 결합상품 강화, 데이터요금제 개선 등으로 요금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고착화되다시피한 지금의 시장구도가 달라지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쟁환경부터 확실하게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모적 요금논란을 거듭하지 않으려면 신뢰할 만한 요금비교와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