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한 쌈에

달빛 한 쌈

작년에 떠났던 가을

파도에 실려 돌아오네

가족들 모두 병이 없으니

떠난 것들 생각에 밤이 깊어도 좋으리

창 밖에

먼 곳 풀벌레 가까이 다가오누나


-윤상운의 '전어와 달빛' 전문

회도 좋고 구이도 좋다. 회는 바다내음이 배어있는 데다 아삭아삭 씹히는 뼈가 입맛을 돋운다.

화롯불에 바로 구운 구이는 깨소금이 질투할 정도로 고소한 맛이 일품. 물과 불이 만나면 이런 맛이 나온다는 걸 가르쳐주나 보다.

그래서 계절의 전령 ‘가을 전어’가 된 것일 터. 요즘말로 엣지가 넘치는 그 놈. 전어 한 쌈에 추억과 가을을 쌍끌이로 낚아볼꺼나.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