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황강댐 재방류할 상황이었다"

군당국이 북한의 지난 6일 황강댐 방류가 댐의 수위 상승에 따른 '수위 조절'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려 관심을 끌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8월 26∼27일 비가 와 27일 방류한 이후 황강댐으로 물이 지속 유입돼 재방류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은 확인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임진강 상류지역에 내린 비 때문에 황강댐으로 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위조절 차원에서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황을 여러 첩보수단을 통해 파악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당시 "댐에 물이 꽉 차 있었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내용을 김 후보자가 사실상 확인한 것이다.

특히 김 후보자는 "이번 황강댐 방류를 수공(水攻)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첩보가 없었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하는 '수공 가능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의미도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간 일각에서는 이달 초 황강댐 지역의 강우량이 적었다는 점에서 '임진강 상류 북측 언제(둑)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는 북한의 해명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방류 직전 황강댐의 물이 차 있는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고 김 후보자가 "재방류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확인한 이상 북측의 해명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7일 오후 5시께 '관계기관' 명의로 보내온 대남 통지문을 통해 희생자 6명에 대한 사과 없이 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북한이 황강댐으로 물이 유입돼 재방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 이 댐의 구조가 그리 튼튼하지 않음을 방증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완공된 황강댐은 전체 길이 1천100여m 가운데 73.6%인 810여m가 중앙에는 점토를, 주변에는 자갈과 모래로 다지고 돌을 쌓아 만들고 나머지는 콘크리트로 건설한 '사력(沙礫)댐'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물이 차면 붕괴의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수위가 높아질 때 조절을 위해 긴급하게 수문을 연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인 것이다.

정보 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황강댐에 물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단순 방류일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정보 판단"이라며 "앞으로 북한의 댐 개방에 따른 남측의 피해를 막기 위한 남북간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