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영화를 띄우기 위해 스텔스 마케팅이 빈번하게 동원된다. 아무도 모르게 적진에 잠입하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알바'를 기용해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들은 경쟁 영화의 약점을 들춰내고 자사 영화의 강점을 부각시킨다. 물론 이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영화 홍보에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년간 영화 홍보마케팅 현장에서 김민지란 이름으로 일했던 김혜원 청운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영화 홍보 서적 중 처음으로 알바의 존재를 폭로한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었던 알바가 기실 고도의 홍보 전략임을 알려준다.

그는 홍보 현장에서 만난 배우와 감독들의 역할도 신랄하게 평가한다. '챔피언'의 기업 공동 광고에서 배우 유오성이 취했던 이기적인 태도,'구세주'에서 마케터보다 더 열성적으로 뛰었던 최성국과 신이,'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배우들이 꺼리는 방송 프로그램에 기꺼이 나섰던 임창정 등.주연 배우의 약점을 너무 날카롭게 분석하는 바람에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하고,치밀하고 다양한 홍보 마케팅 전략으로 '마파도'를 흥행에 성공시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던 경험담도 곁들인다.

또 뉴미디어 시대의 다양한 마케팅 기법과 과학적인 조사 방법,기업과 영화의 공동 마케팅 사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자료조사와 이론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마케팅 이론들을 실무에 조화롭게 적용하는 방법까지 담은 실전 가이드북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