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의사결정을 하며 살아가고 있고 인생은 그 의사결정으로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을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인간이 이성을 가진 존재임을 의미한다. 이성을 가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들은 반드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 뒤돌아봐도 우리가 한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들이 과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지 못한 경우를 깨달을 때가 많다.

백화점의 특별할인 이벤트 행사에 필요 없는 물건까지 충동구매하거나 1년간 환불보장이란 선전에 덜컥 물건을 사놓고 반품하지 못해 후회한 경험은 한 두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에서 행한 선택들 가운데 경제학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경우는 한둘이 아니다.

그러면 왜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이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왜 손해를 본 주식은 보유하려고 하나 이익을 본 주식은 팔고 싶어 하는가? 이는 우리가 선단을 이끌고 항해하는 도중에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한 배들을 침몰시키고 이미 물이 새고 침몰 직전인 배들과는 계속 항해를 하고 싶어 하는 것과 같다.

왜 로또에 빠지는가?우리는 수백만 분의 1인 매우 작은 확률에 너무 큰 의미를 두며 로또를 사고 당첨의 꿈을 꾼다. 《충동의 경제학》은 이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주류 경제학에서 주장해온 '호모 에코노미쿠스',즉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전제가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비경제적인 선택이나 행동,비합리적인 의사결정들을 다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저자인 하노 벡 박사는 그 이유를 쉽고 명쾌하게 알려준다. 그는 인간은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이성적인 존재이지만 완벽하지 않으며 실수와 오류를 범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인간은 실수와 오류들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교훈을 얻으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이 모든 과정을 통해 실수와 오류의 횟수를 줄여나간다. 인간이 범하는 실수와 오류는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조건인 셈이다.

저자는 또 복잡한 경제생활 속에서 우리가 의사결정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교훈과 방법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충동의 경제학》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 향상을 위한 행동지침서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잘 알고 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례들,즉 우리의 일상생활과 연관된 인간 행동들을 중심으로 쓴 글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은 어렵고 따분한 학문이라고 믿는 일반 독자들에게 경제학이란 우리가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기 위해 꼭 알아야 될 재미있고 흥미로운 학문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충동의 경제학》이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