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은행들이 최근 들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높아진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어서다. 기존의 우리 · 신한 · 하나은행 이외에 기업은행이 지난 6월 톈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외환은행도 당국의 인가를 받아 이르면 올해 말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 은행으로는 처음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우리은행은 올 들어 톈진 상하이 베이징 등 3곳에 지점을 개설,총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직불카드 발급 업무도 시작했다. 베이징에 점포를 낸 롯데리아와 제휴해 할인카드를 발급키로 하는 등 한국 기업과의 공동 마케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최근 1년 사이에 4개 지점을 새로 내는 등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법인 전환 이후 자금 조달원 다양화와 예수금 증대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20%의 예금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지에 9개 지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광저우와 하얼빈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양 등에 진출했다. 수출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은 지점 없이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은행들의 영업 대상과 지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과 교민이 주요 고객이었다. 한국에서 거래관계를 맺고 있던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 따라가는 식의 소극적인 영업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기업과 중국인을 상대로 한 영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제한된 수의 한국 기업만을 놓고 한국 은행들끼리 영역다툼을 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도 예전에는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칭다오를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남부 광둥성과 북쪽의 동북3성 지역에도 다수의 한국 은행이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