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 '거품' 꺼질까…가격인하 추세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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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국내 출시 가격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입차업체들은 최근 국내에 출시됐거나 시판을 앞두고 있는 차량 가격을 과거에 비해 크게 낮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격파괴' 선두주자 메르세데스-벤츠
이 같은 가격 하향조정 추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브랜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이날 준중형급 세단 '뉴 C클래스'의 업그레이드 모델 5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2000~2500cc급이 옵션에 따라 4690만~5790만원으로 기존 C클래스와 동일한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나 친환경 신기술과 각종 편의사양을 추가 적용하고 배기량을 높이는 등 성능을 강화해 실질적으로는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벤츠가 최근 출시한 다른 모델들의 가격은 더 큰 인하폭을 보인다.
이달 9일 출시한 '뉴 S350 CDI 블루이피션시'는 자동 7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연비를 크게 개선했지만 기존 동급모델 'S350L'(1억3990만원)보다 1490만원 내린 1억250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중형세단 '뉴 E클래스'는 7년만의 '풀 체인지' 모델임에도 가격이 약 400만~500만원 낮아졌다.
◆가격 인하 동참…최소한 '동결'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이전에 비해 낮아진 가격과 각종 금융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신차가 출시되면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5~10%정도 인상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가격을 낮추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국내에 공식 출범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대표모델인 중형세단 '캠리'의 가격대를 3500만원대로 잠정 책정하는 등 '초저가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캠리의 국내 출시 가격은 당초 4000만원대 중반을 검토 중이었으나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해 과감한 가격 책정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푸조는 과거 최고 5000만원대에 육박했던 디젤 세단 '407' 시리즈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가격을 300만원정도 낮췄다. 지난 10일 출시된 '뉴 407 HDi'는 4100만~4760만원에 시판되고 있다.
미국 포드가 내달 출시할 대표 대형세단 '뉴 토러스 2010년형'은 2년 전 출시된 한 단계 낮은 등급의 구형모델과 비슷한 가격대인 3000만원대 후반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가격인하 추세는 먼저 국내에 진출한 외산 브랜드들이 많아지며 치열해진 경쟁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는 15곳이다. 국내 시판 중인 브랜드는 최근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한 사브를 제외하고, 10월 국내에 공식 출시되는 도요타를 추가하면 모두 23개에 달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는 사실상 대부분의 주요 브랜드가 진출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어온 세계 자동차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이들 브랜드는 올 하반기 들어 신차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졌고 업체들의 경쟁은 심화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수입차법인들이 본사와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커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해외 본사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수입차 업체들이 본사와 가격 및 판매 조건을 책정할 때 예전에 비해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입차업체들은 최근 국내에 출시됐거나 시판을 앞두고 있는 차량 가격을 과거에 비해 크게 낮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격파괴' 선두주자 메르세데스-벤츠
이 같은 가격 하향조정 추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브랜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이날 준중형급 세단 '뉴 C클래스'의 업그레이드 모델 5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2000~2500cc급이 옵션에 따라 4690만~5790만원으로 기존 C클래스와 동일한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나 친환경 신기술과 각종 편의사양을 추가 적용하고 배기량을 높이는 등 성능을 강화해 실질적으로는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벤츠가 최근 출시한 다른 모델들의 가격은 더 큰 인하폭을 보인다.
이달 9일 출시한 '뉴 S350 CDI 블루이피션시'는 자동 7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연비를 크게 개선했지만 기존 동급모델 'S350L'(1억3990만원)보다 1490만원 내린 1억250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중형세단 '뉴 E클래스'는 7년만의 '풀 체인지' 모델임에도 가격이 약 400만~500만원 낮아졌다.
◆가격 인하 동참…최소한 '동결'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이전에 비해 낮아진 가격과 각종 금융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신차가 출시되면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5~10%정도 인상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가격을 낮추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국내에 공식 출범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대표모델인 중형세단 '캠리'의 가격대를 3500만원대로 잠정 책정하는 등 '초저가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캠리의 국내 출시 가격은 당초 4000만원대 중반을 검토 중이었으나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해 과감한 가격 책정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푸조는 과거 최고 5000만원대에 육박했던 디젤 세단 '407' 시리즈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가격을 300만원정도 낮췄다. 지난 10일 출시된 '뉴 407 HDi'는 4100만~4760만원에 시판되고 있다.
미국 포드가 내달 출시할 대표 대형세단 '뉴 토러스 2010년형'은 2년 전 출시된 한 단계 낮은 등급의 구형모델과 비슷한 가격대인 3000만원대 후반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가격인하 추세는 먼저 국내에 진출한 외산 브랜드들이 많아지며 치열해진 경쟁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는 15곳이다. 국내 시판 중인 브랜드는 최근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한 사브를 제외하고, 10월 국내에 공식 출시되는 도요타를 추가하면 모두 23개에 달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는 사실상 대부분의 주요 브랜드가 진출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어온 세계 자동차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이들 브랜드는 올 하반기 들어 신차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졌고 업체들의 경쟁은 심화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수입차법인들이 본사와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커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해외 본사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수입차 업체들이 본사와 가격 및 판매 조건을 책정할 때 예전에 비해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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