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유동성 시급하진 않지만 경계감 높아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단기 유동성 상황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선제적인 유동성 조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17일 '최근 단기 유동성 증가에 대한 판단'(김현욱 KDI 선임연구위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단기 유동성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단기 유동성 증가세가 향후 자산가격 급등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과거 우리 경제의 자산시장 버블 경험은 위기 이후 경기회복기에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경우 심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위기 이후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적시에 정상화시키지 못했던 사례로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의 코스닥시장 버블과 2001년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이후의 신용카드 버블을 들었다.

연구원은 "현시점에서도 확장적 통화정책기조가 일시적인 위기대응 차원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유지될 경우 자산가격 급등락에 따른 불필요한 경기 불안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산시장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시중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선제적인 유동성 조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금융위기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유동성 공급이 급증하면서 자산시장을 과열시킬 가능성은 물론, 정책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어느 정도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이와 같은 선제적인 대응은 향후 물가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며 "물가 안정에 바탕을 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선제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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