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105조원의 거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식 출범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속인사 작업이 한창이다. 상임이사에 대한 인선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다음주 직원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그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다. 통합공사의 상임이사는 부사장을 포함해 모두 6명. 이 가운데 부사장을 제외한 5명의 상임이사가 거의 확정된 상태다. 양 공사의 부사장을 포함해 토공측 3명과 주공측 2명의 현직 이사급 이상 임원이 배치된 상태다. 문제는 관심을 모았던 부사장 인사가 이번 상임이사 인선과 별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초 통합공사의 부사장 자리를 놓고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의 유력설이 끊이질 않았고, 일부 매체에선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이번 주 초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전직 국토부 고위인사가 유력한 부사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국토부를 포함해 양공사와 통합공사 설립준비단에선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런 분위기 변화를 놓고 설왕설래 말도 많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번 상임이사 공모에 전·현직 국토부 인사가 애당초 참여치 않았다는 것이다. 상임이사 선임이 일단 5명까지만 이뤄진 점을 미루어 볼때 부사장 인사는 별도의 공모절차를 거치는 등 형식적인 모양새를 갖춰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보는 시각에 따라선 '무늬만 공모'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사라는 것이 워낙 설도 많고 변수도 많다지만, 여기 저기 매끄럽지 않은 대목들이 눈에 띄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통합공사의 상임이사는 향후 각 본부의 본부장을 맡게 될 자리인 동시에, 통합후 같은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게 될 양 공사직원들로부터 인화단결을 이끌어내야 할 구심점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상임이사와 처장급 인사를 놓고 향후 구조조정의 윤곽을 가늠키도 한다. 후임 인사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소소한 잡음 하나 하나가 양 공사의 직원들에겐 굉음으로 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공과 토공 노조가 상임이사 후보진을 놓고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두 조직이 하나의 조직으로 합쳐지기 위해선 불가피한 초기 진통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출혈과 상처가 잦아질 경우 통합이 아닌 봉합에 급급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최서우기자 s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