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주택공사의 단지 내 상가가 쏟아진다. 하반기 처음 공급하는 데다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서 20개 점포가 대기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판교 주공상가로 몰린 자금은 370억원을 넘었다. 이번에도 판교 상가로 얼마만큼의 뭉칫돈이 들어올지에 따라 하반기 상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상가투자정보 제공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성남 판교,광명 소하,남양주 진접,양주 고읍,오산 세교 등 수도권에서만 10개 단지,74개 점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20개 단지,175개의 주공 단지 내 상가가 21일부터 23일 사이에 입찰에 들어간다.

상반기부터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판교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대규모 단지 내에 들어서는 독점력 높은 상가들이 많고 입찰 예정가격도 저렴한 곳이 많아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단지 내 상가는 21~22일 입찰에 들어간다. 판교신도시에서는 3개 단지,20개 점포가 선보인다. A6-1블록은 서판교 남쪽에 있는 1396세대의 대규모 단지다. 근린상권과 거리가 있어 상권의 독점력이 높고,공공분양과 공공임대가 섞여 있는 단지여서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다. 입찰 예정가격은 2억5700만~9억3900만원이다. 1층은 3.3㎡당 4300만~4400만원,2층은 2100만원대다.


B3-1블록과 B6-1블록은 고급 연립 주택단지 상가로 배후 세대의 소비력이 높고 점포수가 적어 독점성이 강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B3-1블록에서는 1층 점포 2곳이 각각 3억5800만원과 5억6900만원에 입찰 내정가가 정해졌다. 입주 시기도 오는 11월로 3개 블록 가운데 가장 빠르다. B6-1블록은 1층 4개 점포 중 3곳이 3억3500만원,나머지 한 곳은 5억7000만원의 예정가가 나왔다.

광명 소하 C-1블록의 경우 공급 세대수 대비 적정 수준의 상가 공급가격(입찰 예정가 기준)을 형성하고 있고 세대수 대비 상가면적도 0.589㎡로 적절하게 조성돼 있다. 그러나 근린상권과 맞붙어 있어 독점성 면에서는 다소 불리할 전망이다. 9개 점포 예정가격은 1억9000만~3억5100만원대다. C-2블록은 세대수 대비 상가면적이 0.878㎡로 상가 공급이 많은 편이다. 가격도 싸지 않다는 약점은 있지만 근처에 근린상권이 없어 독점력이 높은 장점이 있다. 중대형 주택의 공공분양 단지여서 배후 세대의 소비력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 1,2층으로만 구성돼 다양한 업종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10개 점포가 1억2100만~6억8400만원에 공급된다.

남양주 진접지구에서는 15개 점포가 나온다. 3개 단지 모두 국민임대 단지로 소비력 면에선 한계가 있다. 그러나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단지에 세대수 대비 상가면적이 0.169~0.206㎡여서 독점성이 높다. 내정가 또한 8000만~2억원대로 저렴해 중소 자금 규모의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하다.

양주 고읍 8블록의 14개 점포도 소비력 면에서는 단점이 있지만 세대수와 세대수 대비 상가면적 면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내정가가 5300만~1억2400만원으로 저렴해 실속형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오산 세교는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낮아 상반기에 보였던 낮은 낙찰률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9월 주공 단지 내 상가 공급 물량은 대체적으로 단지 규모가 크고 독점성도 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번 상가 공급 결과로 올 가을 상가 시장의 기상도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9월에 공급하는 주공 단지 내 상가의 입찰 예정가격 총액은 86억원이 넘는다"며 "100억원대 유동자금이 단지내 상가 입찰전에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지 내 상가 투자는 세대수 이점만 노리는 투자전략을 갖기보다 점포 공급량이 얼마인지,배후 세대의 소비력과 적정 응찰가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