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외에 전기 모터를 동력원으로 함께 사용하는 '녹색 선박(그린십)'이 국내 처음으로 건조됐다.

현대중공업은 18일 울산조선소에서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수주한 3000t급 경비구난함 '태평양 9호'의 진수식을 가졌다. 이 배는 길이 112.7m,폭 14.2m 크기로 최대 28노트(1노트는 한 시간에 1852m를 갈 수 있는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1만 마력급 디젤엔진 2기로만 구동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750㎾급 전기추진 모터가 추가로 장착된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없지만,12노트 이하로 저속 운항을 할 때에는 주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전기 모터만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구동체계로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저속운항 시 연간 25%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약 1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함정은 40노트급 고속 단정(短艇) 2척과 분당 20t의 물을 분사할 수 있는 소화포 설비도 갖춰 악천후 속에서도 해상 경비와 인명 · 선박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2월까지 이 배의 의장 작업과 해상 시운전 등을 마치고 해양경찰청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함정은 광역해상 경비,해난 구조,어자원 및 해양환경 보전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이 함정에 이어 내년 8월 하이브리드 선박 1척을 추가로 건조,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국내 최대 규모 경비함인 5000t급 '삼봉호' 등 총 20여척의 해경 경비함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각 3척의 스텔스구축함과 잠수함을 건조한 실적도 갖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