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근 전 미국 오리건 주의회 의원(73 · 미국이름 존 림)이 2010년 오리건 주지사 선거에 도전한다. 그는 17일 미국의 정치 1번지인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5년의 미주 한인 이민 역사에서 지금이 최초의 한인 주지사를 배출할 수 있는 가장 적기"라며 공화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임 전 의원은 "이번 출마가 개인 임용근보다는 한민족의 얼을 미국과 세계 곳곳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인들의 선거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생애 두 번째 도전인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아직 끝나지 않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공화당 후보 경선에는 그를 포함해 3명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내년 5월 예비선거에서 최다 득표자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며,11월 본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된다.

그가 내건 선거공약은 '3E(경제 · 교육 · 환경)'다. 임 전 의원은 "정치적 경륜면에서 공화당 나머지 2명의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면서 "흑인 최초의 미국 대통령 탄생 이후 소수민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 출신인 그는 1966년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와 청소부,페인트공,세탁소 종업원,정원사를 거치는 등 갖은 고생을 했다. 1990년 오리건 주지사 선거에 도전하면서 미 정계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7명의 후보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득표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를 발판으로 오리건주에서 상원의원 3선,하원의원 2선 등 총 다섯 번이나 선출돼 무역 · 경제분과위원장과 원내 부총무를 지냈다. 의정활동을 통해 사회복지법 개선,민사소송법 개선으로 소수민족의 권익신장에 힘쓰고 1월13일을 '한국의 날'로 법제화하기도 했다.

오리건주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24년 동안 민주당이 주지사를 독식했다. 임 전 의원은 하지만 "세상은 도전하는 사람의 편이며,도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고 주지사 경선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