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빅3' 블루칩 가운데 유독 힘을 쓰지 못하던 포스코가 이달 들어 '제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철강업황 호전으로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스피지수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 등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위상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스코는 18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54% 떨어진 5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한때 52만5000원까지 올라 사흘 연속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10.7% 치솟으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6.7%)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이 기간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가 4.5% 오르고 3위인 현대차는 강보합 수준에 머문 것에 비하면 약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동반 급등하는 동안 홀로 8% 가까이 밀려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같은 강세는 중국 철강가격이 이달 들어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하반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지난 2분기 1704억원으로 급감했던 영업이익이 3분기엔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형권 한화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비해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올해 투입된 원료가격의 하락이 반영되기 시작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의 6배를 넘는 1조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주요 철강업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수준이다. 1조원대 영업이익은 업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분기실적과도 맞먹는 규모라는 설명이다.

김강오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가전 등 전방산업의 가동률 상승과 조선업계의 후판 수요 증가로 4분기에도 1조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 달 사이 20%가량 급락한 중국 내수 철강가격이 최근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가격 하락 우려가 감소한 데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비용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환매성 '사자'가 유입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달 710억원에 불과했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이달 들어 2570억원으로 불어나 순매수 종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도 철강업체의 가동률이 상승하는 데다 FTSE선진지수 편입 이슈가 맞물리면서 외국인들이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3분기 실적발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통상 가장 먼저 성적표를 공개하는 포스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강오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출렁임은 있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세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56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매수세의 확산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면서 "특히 기존 주도주들이 쉬어가는 동안 포스코 등 다른 대형주들이 수익률 갭메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