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레포츠 승마체험] 天高馬肥 말고삐 당기며 힘차게 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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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봐 멀리.자세가 뒤로 무너졌잖아.(안장)가운데 똑바로 앉아야지!"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농협 안성목장 승마센터 내 실내 마장(馬場).홀로 고삐를 잡고 평보 훈련 중인 두 아이의 자세를 지적하는 박행진 교관의 목소리가 단호하다. 말 못하는 민감한 동물과 호흡을 맞추며 끊임없이 교감해야 하는 승마만큼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레포츠도 없기 때문이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정확히 지시할 수 없어요. 말이 내리지도 않은 명령을 오해하고 갑자기 달린다거나 하는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
Take 1 시선은 전방, 턱은 당기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때마침 왼쪽 어깨 쪽으로 다가오는 콧김 소리가 거칠게 느껴진다. 일일 체험객을 태우고 왼편 작은 마장을 돌던 검정 말이 순간 내달리려는 듯한 자세를 취한 것.검정 말을 재빠르게 제지한 백승태 승마사업팀 과장은 "승마 경험이 없는 체험객이 고삐를 느슨하게 잡고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찼기 때문에 말이 뛰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말 옆에서 고삐를 잡고 끌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말이 뛰기라도 하면 어찌할까? 아무리 훈련이 잘 된 승마용 말이라지만 무섭고 또 위험하지는 않을까? 오전 평보 훈련을 마친 신재원양(12)은 별 게 다 걱정이라는 표정으로 살며시 웃는다.
그러나 안장에 올라 앉아보니 살짝 겁이 난다. 보통의 어른 키 높이 정도이지만 그렇게 높아 보일 수 없다. 확 달라진 높은 시각에 쉬 적응되지도 않는다. 고삐를 잡은 김갑수 승마센터장의 첫 마디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는 것.그런 다음 "가슴을 펴고 앉아 고개만 들면 된다"고 조언한다. 김 센터장은 '기승자의 밸런스'를 말이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서부영화에서처럼 고삐를 잡아채는 게 아니라 무게중심을 살짝 이동하는 것만으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밸런스부터 잡아주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우선 몸에 힘을 빼야 해요. 가슴을 펴고 시선은 전방에 두고요. 자연스레 골반운동이 되면 척추가 바로잡혀 자세도 좋아집니다. 그게 곧 몸의 밸런스가 잡혀간다는 신호이지요. "
그러나 욕심은 금물.무엇이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다. 김 센터장은 "한번에 길게 타는 게 아니라 조금씩 자주 타야 빨리 실력이 붙는다"고 강조한다. 물론 말과 친해지는 게 먼저다. 승마체험장이 먹이도 주고 만지기도 하면서 말과 친해지도록 하는 사전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다.
Take 2 집중력과 정서함양
승마를 하면 듣던 대로 밸런스가 잡혀 몸이 좋아질까. 이날 여섯 번째 말을 탄다는 김지우양(8)의 어머니 박혜숙씨는 "아이의 균형감각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박씨가 꼽는 승마의 효과는 더 있다. "살아있는 동물과 교감하는 레포츠여서인지 아이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는 것이다. 집중력 강화도 떠올릴 수 있는 승마의 효과 중 하나다. 김갑수 센터장은 "모든 근육이 트레이닝되면서도 더는 하지 못할 정도로 숨이 차지 않는 게 승마가 다른 레포츠와 다른 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예전에는 신체 효과를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정서적인 측면의 효과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센터장은 현재 승마인구가 15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앞으로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람은 내재적으로 뭔가 타고 움직이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는데 말이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동물이란 점에서다. 또 사람에게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즉 남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생래적 욕구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어린아이들이 아빠 무등 타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기분을 승마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얼마나 말을 타야 승마를 한다고 할 수 있을까? 김 센터장은 한 4번 정도 승마장을 방문하면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한다. 첫날 30분에서 2시간 정도 말과 친해지도록 한 다음 실내 마장에서 고삐를 잡아주는 평보 연습을 한다. 이후 12번 정도 타야 속보가 가능해지며 구보까지 안정되면 실외 마장으로 나간다. 개방지를 달리는 외승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잡는다.
물론 승마를 하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그래서 귀족스포츠로 치부돼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활레포츠로 변신 중이다.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과 부산경남경마공원 두 곳에서 무료 승마강습을 하고 있다. 마사회의 재정 부담으로 전국승마연합회가 전국 민간승마장에서 진행하는 무료 강습도 추진 중이다. 농협 안성목장 승마센터의 경우 체험승마를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1일 회원은 일반 1시간 5만원,3인 가족 7만원이며 월회원은 40만~70만원.평일 2장을 포함,13장의 쿠폰(50만원)을 끊으면 원하는 때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안성=글ㆍ사진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안성나들목~안성 방향 38번 국도~평택충주고속도로 고가 교차지점 아래 레드페이스 스포츠 의류점을 끼고 우회전~302번 지방도~농협 안성목장(교육원) 내 승마센터.
승마 체험 뒤 금광호수,석남사,미리내성지,칠장사 대웅전,죽주산성,고삼저수지,비봉산(일몰),청룡사가 있는 서운산 등 신 안성8경도 감상해보자.안성을 찾는 여행객은 국밥을 맛본다. 장터국밥(031-674-9494),곰식당(031-673-2606) 등이 맛으로 유명한 국밥집이다. 금광저수지에 있는 세렌디피티(031-674-7808),고삼저수지를 품고 있는 고삼재(031-677-8000) 등의 펜션이 좋다. 한국관광공사 인증 굿스테이 업소로는 금광저수지에 접한 안성비치호텔(031-671-0147)이 있다. 농협 안성목장에서 청룡사로 가는 중간의 서운면 일대에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는 포도농원이 많다. 거봉 특 2만원,포도즙 2만원 선.
DMZ관광(02-706-4851)은 '승마와 팜랜드 문화체험'상품을 내놓았다. 농협 안성목장에서 승마체험을 하고 목장을 둘러본다. 안성맞춤박물관에도 들른다. 당일 일정으로 26일 출발한다.
어른 3만5000원,중ㆍ고생 2만8000원,어린이 2만5000원. 농협 안성목장 승마센터 (031)653-2033,안성시청 문화체육관광과 (031)678-2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