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망백(望百)인 미국의 한 노인이 집에 침입한 20대 강도를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이 노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2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명예 훈장을 받은 로버트 톰슨(남·91)은 술에 취해 그의 집에 침입한 강도 조세 파스쿠알(남·26)을 권총으로 위협해 잡았다.

톰슨은 한밤중에 애완견이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는 보통 일이 아님을 짐작하고 최대한 빠르게 38구경 권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나서 담장을 넘어 그의 집에 침입한 파스쿠알을 향해 총을 겨눴다.

파스쿠알은 톰슨의 권총이 자신에게 향해 있음에도 불구, 한 발짝 더 다가갔고 결국 톰슨은 경고탄을 발포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스쿠알이 톰슨에게 대화를 시도하며 그를 진정시키는 중이었다. 그러나 톰슨은 파스쿠알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중얼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단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곧바로 경찰은 톰슨에게 총을 내려놓을 것은 명령했다. 하지만 톰슨은 총을 내려놓으면서 실수로 총을 발사해 총알 파편이 자신의 오른쪽 정강이를 스쳐 지나가 상처를 입게 됐다.

팜 비치 카운티의 경찰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어둠 속에서 한 노인이 벌거벗은 채 강도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며 "이 술 취한 침입자는 결국 강도 혐의로 팜 비치 카운티 감옥에 갇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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