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최근 차별화한 디자인을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터치스크린 휴대폰,스마트폰,고화소 카메라폰 등 기능을 강조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던 이들 업체가 독특한 모양을 강조한 다양한 신제품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는 것.이에 따라 오는 4분기에는 업체들 간 '디자인 경쟁'이 휴대폰 시장의 '빅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LG전자,"날씬한 단순미로 승부한다"

최근 휴대폰 디자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업체는 LG전자다.

이 회사가 이달 말 국내 시장에 내놓을 터치폰 '뉴초콜릿폰'은 세계 시장에서 2100만대 이상 팔려나간 전작 초콜릿폰의 핵심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게 특징이다. 세련된 검은색 본체 위아래에 붉은색 띠로 포인트를 줬고,앞면에는 버튼을 모두 없애 단순미를 강조했다. 제품 길이가 128㎝에 달해 날씬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며 휴대폰으로는 처음 21 대 9 비율의 4인치 화면을 탑재한 것도 독특하다.

회사 관계자는 "뉴초콜릿폰으로 각종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 마치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들의 핸드백 속에 쏙 넣을 만한 제품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초콜릿폰은 강화유리를 앞면 소재로 사용,외부 충격과 긁힘에도 강하다. 가격은 80만~9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키패드를 강화유리로 만든 이른바 '투명폰'도 연말께 국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3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을 장착했으며,투명 키패드로 숫자와 문자 입력은 물론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들을 동작시킬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키패드가 노트북의 터치패드처럼 바뀌어 마우스 기능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기능과 조화를 살려라"

삼성전자는 최근 터치폰의 밑부분에 장착돼 있는 '홈 버튼'의 모양을 다변화하며 디자인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햅틱 시리즈가 밋밋한 네모 모양의 홈 버튼을 탑재했지만 최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햅틱 아몰레드'의 경우 홈 버튼이 육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정육면체 형태인 햅틱 아몰레드의 사용자 환경(UI)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가 이달 안으로 출시할 예정인 햅틱 시리즈의 2세대(G) 모델인 'SCH-B900'은 홈 버튼을 사람의 입술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 색다른 느낌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의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 디자인도 강조하고 있다. 햅틱팝,허니버블 등은 뒷면 디자인을 차별화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터리 커버에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몸 동작을 새긴 '연아의 햅틱폰'은 역대 최단 기간(75일)에 판매량 50만대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최근엔 탤런트 김현중씨와 인기가수 손담비씨 등이 디자인에 참여한 새로운 '햅틱팝'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입사원 입사기를 소재로 한 애니콜 홍보 영상인 햅틱 미션에서 김현중씨와 손담비씨가 직접 디자인한 배터리 커버를 신규 모델로 내놓았다"며 "김현중 UFO폰,손담비 하트폰이란 애칭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중씨는 4차원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UFO에서 착안한 서클(동그라미) 디자인을 선보였고,손담비씨는 배터리 커버를 하트로 디자인했다.


팬택계열,"휴대폰에 감성을 담는다"

팬택은 디자인에 감성 이미지를 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휴대폰 브랜드인 '스카이' 탄생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휴대폰 '오마주'는 앞면에 112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달아 화려한 디자인을 살렸다. 화이트 블랙 바이올렛 등 3가지 색상의 본체는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팬택이 지난 7월 내놓은 터치폰 '큐브릭'은 깔끔한 화이트 색상으로 차별화했다. SK텔레콤 전용 제품인 큐브릭은 3차원(3D) 사용자 환경(UI)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조도 센서가 장착돼 있어 주변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LCD 조명을 조절해 배터리 전력 소모도 줄여준다.

이 회사는 최근 발표한 첫 번째 명품 휴대폰 '듀퐁폰'의 디자인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남성적 이미지의 명품 브랜드 S.T. 듀퐁과의 제휴로 내놓은 이 제품은 3인치의 화면을 탑재했으며,4개 면의 테두리를 모두 금장으로 장식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듀퐁 라이터'의 디자인 감각을 살리기 위해 휴대폰의 한 쪽 모서리를 위로 올리는 방식의 '홀드 키'를 장착한 것이 독특하다.

회사 관계자는 "스카이 브랜드 휴대폰 중 가장 품위 있고,감각적인 제품으로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