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대표 장안수)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빈혈치료 신약후보물질 'LAPS-EPO(HM10760A)'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시험 착수 허가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미국 현지에서 빈혈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후보물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하는 인체 임상시험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APS-EPO'는 만성신부전 및 암 환자에게 수반되는 빈혈치료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EPO)에 한미약품의 원천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바이오 신약후보물질이다. 매일 한 번씩 투약해야 하는 EPO를 최대 월 1회까지로 투약 주기를 늘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바이오캐리어'라는 단백질을 전달체로 활용,일반 EPO의 체내 약효 지속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해 이번 임상시험 착수 허가를 얻어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000년 초부터 8년여간 바이오 의약품의 생체 내 반감기를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전념해 바이오캐리어인 '랩스캐리어(LAPS Carrier)단백질'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체내 지속시간이 짧은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용량의 10~30%만 사용해도 지속성이 1주일~1개월 정도 유지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김연판 한미약품 부사장은 "이르면 2013년 LAPS-EPO를 국내외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현재 LAPS-EPO 외에도 랩스캐리어를 활용한 바이오 신약후보물질 5종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상 시험 착수 허가를 계기로 나머지 바이오 신약후보물질도 어렵지 않게 임상시험 허가를 받게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재 EPO의 체내 약효 지속시간을 최대 한 달까지 늘리는 데 성공한 회사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가 유일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