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균형자로서의 역할에 매진하겠다. "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국회인사청문회에서 '균형자 역할론'을 들고 나왔다. 정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평소 제가 발표한 글이나 말로 미뤄볼 때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과 잘 맞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지적을 이해하지 못하지는 않지만,중도실용과 국민통합의 큰 뜻을 공유하면서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을 위해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통합 등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총리직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는 또 총리직 제의 수락 배경을 묻는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정 교수도 서민 출신이고 나도 서민 출신인데 서민을 위한 일 좀 같이 하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상당히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남북분단 상황,국민통합 지연,양극화 심화,지역 · 계층 · 세대 간 갈등을 강조하면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선진한국으로의 도약은 늦어지고 경제성장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조화와 균형'을 꺼냈다. 그는 "조화와 균형은 학의 다리는 자르고 오리의 다리는 늘리는 것과 같은 강제적 획일이나 산술적 평등이 아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혜택을 많이 받은 분야는 경쟁을 촉진하고 소외 · 서민층에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창조적인 조화와 미래지향적인 균형이라는 설명이다.

정 후보자는 "이런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께 할 말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대통령과 중요한 국정현안에 대해 의견이 충돌할 때 학자적 소신과 원칙을 바탕으로 '직언'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 얼굴마담이나 의전형 총리로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정 후보자는 향후 총리실의 역할 및 위상과 관련,△서민과 중산층에 꿈을 주는 '국민희망본부'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는 '국가경영지원본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책서비스본부'로서의 기능을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