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골프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산업용 보일러업체 부-스타의 이병희 사장(49 · 사진)도 영업 전선에서 골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동종 업계 사람들의 인사말은 한결같다. "골프를 잘 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수 가르쳐 주세요. " 첫 대면의 벽이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기 때문에 비즈니스도 술술 풀리는 것은 물론이다.

이 사장은 1992년 9월 서울 당산동 본사 사무실 주변 식당 주인으로부터 '자주 오면 골프를 가르쳐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골프를 시작했다. 식당 주인의 친척이 운영하는 인근 골프연습장에서 막 그립과 어드레스만 배웠는데 그만 주인이 가게 문을 닫고 말았다. 30만원짜리 중고차까지 산 상황에서 골프를 그만둘 수 없어 '똑딱 볼'부터 독학했고 벤 호건,잭 니클로스,닉 팔도 등 유명 골퍼와 교습가들의 서적을 독파했다.

그해 11월 이포CC에서 머리를 올릴 때 120타를 쳤다. '골프가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는 게 첫 라운드의 느낌이었다. 그후 일요일마다 아침을 일찍 먹은 뒤 오전 7시부터 경기도 일산에 있는 연습장에서 볼을 쳐 저녁 8시쯤 귀가했다. 하루 2000개 이상 볼을 친 적도 있어 주변에서는 프로 골퍼가 되려고 하는 줄 알았다고.

그는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팔도를 모델삼아 그의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거울 앞에서 스윙을 따라했다. 그는 "팔도와 거울이 내 골프 스승"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퍼블릭(9홀) 골프장을 두 차례 나간 뒤 연말 수원CC에서 87타를 쳤다. 정규홀 두 번째 라운드 만에 '골프가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이후 단전호흡에 빠지면서 1년간 골프클럽을 놓았다가 1994년 하반기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 6개월간 맹연습한 끝에 1995년 봄 이포CC에서 생애 처음으로 70타대(77타)에 진입했다. 1999년 난방설비업계 모임인 한설회(한국설비협회) 신설회(신설비협회) 등에 나가면서 꾸준하게 '싱글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그립과 어드레스가 골프 스코어의 70%를 좌우하고,나머지는 템포와 리듬"이라고 강조한다. 골퍼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표본으로 삼을 프로골퍼를 정하고 그에 맞춰 연습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인다. 스윙할 땐 생각이 많을수록 샷히 흔들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임팩트존에서 볼을 끝까지 보자는 생각만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 "드라이버샷은 스윙 아크가 커야 하고,임팩트 이후 폴로 스루와 피니시가 제대로 돼야 장타가 나온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