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교육도 리엔지니어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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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e러닝으론 公교육개선 난망, IT 활용해 맞춤식 교육 강화해야
통계청에 의하면 2008년 국가 총예산은 183조원,교육예산은 총예산의 19.6%인 35조원이었으며 초 · 중 · 고 학생의 사교육비는 21조원으로 공교육비의 60%에 달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성적이 상위 10% 이내 학생이 87.7%,하위 20% 이내 학생은 51.6% 수준이었다. 또한 부모의 학력 수준과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액과 참여율이 높았다.
이 같은 교육관련 통계를 종합해 보면 사교육으로 인해 가계가 부담하는 경제적 측면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 가능성의 차단이라는 사회적 측면이다. 교육이 신분세습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학벌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학교 평준화는 그 의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그것도 학력수준이 상위인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같은 사교육 규제대책으로 사교육비를 절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사교육은 공교육의 사회적 불일치에 주된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비 절감대책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실행하거나 계획중인 것으로는 입학사정관제,수능과목 축소 등 입시제도 개선,학교 정보 공개를 통한 수요자의 선택권 확대,교원 평가제 및 인센티브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교육청 혹은 학교단위에서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방과후 교실,수월성 교육 등이 있다. 이러한 방안들이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공교육의 질이 사교육과 같거나 나아야 한다'는 기대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왜냐하면 근본문제는 낡은 공교육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큰 장점은 수준별 교육과 맞춤식 교육이다. 사교육의 이러한 장점들을 공교육에 그대로 도입해 시행하기에는 공교육의 현행 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의 사례들에서 보는 것처럼 IT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IT가 교육에 사용되고 있는 보편적 형태가 이러닝(e-Learning)이다. 하지만 이러닝은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공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심각한 문제점도 안고 있다.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EBS의 질을 개선시켜 공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경우 현직교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 학교교육의 부실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기존 이러닝은 IT를 교육 프로세스에 단순히 접목시킨 형태에 불과하다. 명강사의 강의를 녹화해 언제 어디서라도 볼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교실에서 혹은 인터넷을 통해 '강의'라는 방식으로 일어나는 교육프로세스는 동일하다. 기업들도 초기에는 IT를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전산화에 주로 사용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은 최신 IT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교육에서도 이러닝의 수준을 넘어 교육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도구로서 IT를 사용할 경우 '수준별 교육'과 '맞춤식 교육'이 공교육에서도 가능하다. 가령 우리 교사들이 EBS의 우수한 강의 콘텐츠를 완제품이 아닌 교육재료로 쓸 수 있게 만드는 식이다. 전국 최고수준의 강의자료를 갖추고 있어도 지금처럼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면 극소수의 우수한 학생들만 이용할 뿐이다. 기존 이러닝의 한계다.
하지만 IT기술을 적용해 교사들이 EBS 콘텐츠를 좀더 세분화해 학생들의 실력에 맞춰 제공한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공교육에서도 맞춤식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또한 공교육에서 교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임진혁 <울산과기대 교수·경영정보학>
이 같은 교육관련 통계를 종합해 보면 사교육으로 인해 가계가 부담하는 경제적 측면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 가능성의 차단이라는 사회적 측면이다. 교육이 신분세습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학벌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학교 평준화는 그 의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그것도 학력수준이 상위인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같은 사교육 규제대책으로 사교육비를 절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사교육은 공교육의 사회적 불일치에 주된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비 절감대책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실행하거나 계획중인 것으로는 입학사정관제,수능과목 축소 등 입시제도 개선,학교 정보 공개를 통한 수요자의 선택권 확대,교원 평가제 및 인센티브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교육청 혹은 학교단위에서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방과후 교실,수월성 교육 등이 있다. 이러한 방안들이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공교육의 질이 사교육과 같거나 나아야 한다'는 기대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왜냐하면 근본문제는 낡은 공교육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큰 장점은 수준별 교육과 맞춤식 교육이다. 사교육의 이러한 장점들을 공교육에 그대로 도입해 시행하기에는 공교육의 현행 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의 사례들에서 보는 것처럼 IT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IT가 교육에 사용되고 있는 보편적 형태가 이러닝(e-Learning)이다. 하지만 이러닝은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공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심각한 문제점도 안고 있다.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EBS의 질을 개선시켜 공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경우 현직교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 학교교육의 부실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기존 이러닝은 IT를 교육 프로세스에 단순히 접목시킨 형태에 불과하다. 명강사의 강의를 녹화해 언제 어디서라도 볼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교실에서 혹은 인터넷을 통해 '강의'라는 방식으로 일어나는 교육프로세스는 동일하다. 기업들도 초기에는 IT를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전산화에 주로 사용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은 최신 IT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교육에서도 이러닝의 수준을 넘어 교육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도구로서 IT를 사용할 경우 '수준별 교육'과 '맞춤식 교육'이 공교육에서도 가능하다. 가령 우리 교사들이 EBS의 우수한 강의 콘텐츠를 완제품이 아닌 교육재료로 쓸 수 있게 만드는 식이다. 전국 최고수준의 강의자료를 갖추고 있어도 지금처럼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면 극소수의 우수한 학생들만 이용할 뿐이다. 기존 이러닝의 한계다.
하지만 IT기술을 적용해 교사들이 EBS 콘텐츠를 좀더 세분화해 학생들의 실력에 맞춰 제공한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공교육에서도 맞춤식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또한 공교육에서 교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임진혁 <울산과기대 교수·경영정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