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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노조 시대] (3) 변화 몰고 온 원칙대응‥ 무임금ㆍ무관용에 '노조권력'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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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사들 다시 일터로
    [新노조 시대] (3) 변화 몰고 온 원칙대응‥ 무임금ㆍ무관용에 '노조권력' 제동
    2007년 9월18일 현대삼호중공업 목포공장(옛 한라중공업 삼호조선소)에서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매년 노사협상철만 되면 노사분규로 골머리를 앓던 이 사업장이 무파업으로 협상을 타결지은 것이다. 1992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파업을 벌여온 터라 민주노총 등 강성 노동운동 진영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지만 회사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투쟁 없이 얻는 임금은 구걸"이라고 외칠 정도로 강경투쟁 노선을 걷던 이 회사 노조는 창립 이후 2006년까지 15년간 총 424일간이나 파업을 벌였다. 말 그대로 투쟁에 죽고 투쟁에 살던 노조였다. 투쟁성이 너무 강해 파업 때는 모든 조합원이 참여,공장은 올스톱되기 일쑤였다. 1999년에는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며 전 조합원이 79일간 '옥쇄(玉碎) 파업'을 벌여 지역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노조 설립 이후 22년간 거의 매년 파업을 벌여 투쟁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현대차 노조도 이 회사 노조에 비하면 '양반'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현대차 노조의 전체 파업일수는 355일이다.

    이처럼 최강성을 자랑하던 이 노조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회사 측이 법과 원칙을 갖고 대응하면서부터.회사는 노조의 권력이 한창 위세를 떨치던 2001년에 당시 노조위원장을 불법파업을 벌인 혐의로 해고시켰다. 회사는 이후에도 원칙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02년 노조가 주도해 120명의 조합원을 근골격계 환자라는 이유로 병원에 입원시키자 이들 모두를 '꾀병환자'로 간주,연장근로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회사 측의 강경 대응에 꾀병환자들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연장근로를 못하면 수입이 줄기 때문이다. 회사 측의 원칙 대응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른 정치파업이나 간부들의 불법파업 행위에 대해 '무노동 · 무임금' 원칙과 함께 업무방해죄를 철저히 적용했다. 이 회사는 6년에 걸친 노조와의 사투 끝에 노동운동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고 합리적 노사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노사는 지난 8월 3년째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지었다. 이균재 상무(인사노무 담당)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무분별한 집단행동이 사라진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들어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었던 금호피앤비도 회사가 불법파업에 적극 대응하면서 노사 안정을 찾은 사업장이다. 이 회사에 노사 갈등이 시작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회사의 매각 결정이 나면서부터.노조의 매각 저지 투쟁 덕분인지 회사는 2000년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은 그치지 않았다. 옥쇄파업,전면파업,시한부파업,게릴라파업 등 다양한 형태의 파업으로 회사를 코너로 몰았다. 이때 회사가 빼든 카드는 법과 원칙.노조에 밀리다가는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면서 나온 생존전략이었다. 회사는 노조의 눈치를 살피던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원칙대응으로 맞섰다. 회사의 강경대응에 놀란 노조는 결국 백기투항하고 투쟁노선을 접었다. 노조는 지금 회사의 생산성을 걱정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변했다.

    [新노조 시대] (3) 변화 몰고 온 원칙대응‥ 무임금ㆍ무관용에 '노조권력' 제동
    법과 원칙이 '투사'들을 건전한 직장인으로 되돌려놓은 것이다. 2004년 노사평화를 선언한 뒤 금호피앤비 노사는 상생의 문화 정착에 나서고 있다.

    한때 격렬한 노사분규 사업장으로 유명했던 창원의 S&T중공업 노조도 법과 원칙 앞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사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해 회사에서 계속 고소 · 고발로 맞대응하다 보니 불법행위가 일절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무분별한 노조의 권력행사에는 원칙적인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법과 원칙이 현장의 노동운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용자와 정부가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 파업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올 들어 쌍용차 노조가 77일간의 파업을 벌였을 때도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일절 중재에 나서지 않았다. 회사 측도 불법파업에 대해 '무노동 · 무임금' 원칙을 적용했다. 파업이 장기화되기는 했지만 결국엔 노조가 타협안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탈퇴를 선택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노조의 공장 점거에 회사가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회사 측은 파업 기간 중 임금을 일절 보전해 주지 않았다.

    목포 · 여수=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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