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전통문화 몰라 창피…전국 돌며 공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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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험기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펴낸 배용준씨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몸은 회복되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출판기념회 자리에 서니 긴장되고 설렙니다. 전문적인 문화 입문서가 아니라 초보자의 문화 체험기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
최근 패혈증 증세로 입원했던 톱스타 배용준이 23일 발간을 앞둔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배용준》(씨드페이퍼,1만8000원)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졌다.
지난 1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장인들을 만나 차를 덖고,도자기를 굽고,김치를 담그고,옻칠을 배운 경험과 느낌을 적은 체험기다.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들도 곁들였다. 차 문화연구가 박동춘,전통술 연구가 박록담,천연염색가 안화자,패션디자이너 이상봉,건축가 이상해,도예가 천한봉,명창 윤진철,국립중앙박물관장 최광식,한복디자이너 이효재,길상사 정림 스님 등을 만나 잊고 지냈던 우리 전통과 아름다움을 되살려낸다.
삼청동에서 시작된 여정은 강릉 서지마을과 광양 매실마을을 거쳐 전라 강원 경상도 등의 도자기 차 사찰 술 등 전통문화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스타가 아닌 자연인이자 생활인으로서의 배용준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떠난 것이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많습니다. 일본 기자 분들이 한국의 명소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촬영장만 보고 돌아가는 가족(일본 팬)들도 생각났고요. 원래 한국의 명소와 맛집을 소개하기로 했다가 먼저 한국문화와 사람과 정서에 대해 이해한다면 그냥 스칠 일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는 이 책에서 서지마을 홍쌍리 여사의 매혹적인 매실밥상을 보곤 어머니를 떠올린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상에 마주보고 함께 앉아 있으면 일상의 근심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온 몸으로 화를 표현해도 '밥먹고 다시 자라'고 하셨던 어머니의 속정.그게 밥상의 묘한 힘이었다. "
이효재 선생에게 배우는 김치 담그기,템플스테이에서 가진 공양(식사),옛것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생활 아이디어까지 우리 전통의 음식 옷 살림살이 등에 대한 단상도 적고 있다. 차를 직접 만들어 마셔보고는 "혼자 마시는 차는 명상을 할 수 있고,둘이 마시는 차는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셋이 마시는 차는 공감대를 만들 수 있고,넷이 마시는 차는 화합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황룡사지를 답사하고는 "가슴에 작은 떨림이 생긴다. 왜 오늘날에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는 걸까. 단순히 기술로만 할 수 없는 마음으로 일군 일이다"고 소회를 적었다. 경복궁과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와서는 "문화란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토록 무수한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전통 한옥에 대해서는 "뉴욕에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빌딩 옥상에 한옥이 한 채 지어져 있으면 삭막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에 악센트가 주어질 것 같다"고 각각 썼다.
"평소 내가 궁금했던 분야 13가지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선생님들을 만나 여행하는 과정은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이게 인연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력과 명예와 돈보다 우선하는 게 진실과 정성어린 마음이란 것도 배웠습니다. "
글=유재혁/사진=정동헌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