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액 연봉 관행 철퇴맞나…FRB 감독권 행사 검토

금융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로 빚어진 금융위기가 월가 금융사의 고액 연봉관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월가 금융사 고위 임원이 높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선 단기에 많은 수익을 거둬야 합니다.이를 위해선 파생상품 등 리스크가 큰 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데요.게다가 지난 번 금융위기 사태에서 봤듯,장기적으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쳐도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됩니다.막대한 보너스를 챙겨서 회사를 떠나면 그만입니다.하지만 월가 금융사들은 우수 인력을 뽑기 위해선 상응하는 성과제도가 필요하다며 연방 정부의 임금 상한선 도입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월가 금융사의 고액 연봉관행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데요.단기 업적보다는 장기 업적을 따져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하고 나중에 은행에 손실을 끼친 것으로 드러나면 지급 보너스를 회수하도록 감독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규제안은 별도의 의회 승인 없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현 FRB의 감독권한만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월가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한 규제라며 긴장하고 있는데요.공화당 일각에서도 FRB가 지나치게 금융사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월가의 고액연봉 관행을 개선하는 것만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월가 금융사가 분노할 정도의 강한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약속의 땅 아니다…고급 두뇌 역이민 현상

미국이 부강해진 이유 중 하나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이민자들이 계속 유입된 덕분입니다.미국은 능력만 있으면 꿈을 이루기에 가장 좋은 ‘약속의 땅’으로 꼽혀왔는데요.최근 들어 이런 추세가 바뀌었습니다.우수 인력들이 고국으로 되돌아가는 ‘역이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이날 자 USA투데이지 보도에 따르면 역이민을 연구하는 듀크대 비베크 와다화 교수는 “앞으로 5년 이내 고급 두뇌들이 인도와 중국으로 각각 10만명씩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미국 역사상 첫 두뇌 유출이 빚어지고 있는 것인데요.이렇게 되면 미국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최상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복합적인데요.미국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인도 중국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를 유치하고 있습니다.중국 정부는 고기능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 주택은 물론 금융지원까지 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도 코트라를 중심으로 우수인재 유치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고국에서의 삶의 질이 더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또다른 배경입니다.미국은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어렵습니다.미국 정부가 영주권 및 시민권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점도 이민자들을 내쫓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몇몇 고기능 이민자들은 영주권을 얻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불안한 신분으로 미국에서 사느니,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하겠다며 보따리를 싸고 있습니다.미국이 더 이상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