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중소형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경우 M&A를 통한 성장 발판을 마련, 가상승도 기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PB배관재 생산 및 자원재생 업체 애강리메텍은 최근 폴리부텐(Polbutene-1, 이하 PB-1) 생산업체인 일렘테크놀로지(이하 일렘) 지분 94.05%(177만7272주)를 278억1500만원에 인수했다.

애강리메텍은 건설·환경사업부문의 주원료인 PB-1의 안정적 공급 및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렘을 인수했다. 현재 수입하고 있는 바젤(Basell)사와 비교해 관세, 제반비용 절감효과로 제품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이익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PB-1은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의 바젤(Basell)과 일본의 미쯔이(Mitsui)화학 2개사만이 생산하고 있었다. 일렘은 기존 2개사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기술 특허와 양산 체계를 갖췄다.

글로벌 생산량의 90%를 생산하는 바젤사가 최근 챕터11(파산보호) 신청을 한 상태여서 향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의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 일렘의 자본금은 189억원, 자산규모는 300억원 정도이며 연산 8000톤 의 PB-1 생산 가능한 양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애강리메텍에 대해 원재료인 PB-1 생산업체 M&A를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했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2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날 종가에 비해 64%의 상승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이규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PB파이프의 원재료인 PB-1 세계 3대 특허 및 생산공장 인수를 통해 단순 제조회사를 벗어나 글로벌 특허를 보유한 화학 원재료 회사로의 변신이 예상된다"며 "애강리메텍은 PB파이프와 스크랩 재활용 국내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부가가치화학 원재료 시장까지 진출해 중소기업의 한계를 벗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PB파이프 원재료 생산과 제조, 유통이라는 사업 내 수직계열화 완성과 자원재활용 시장의 성장 전망속에 높은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1등 회사의 프리미엄 위에 화학 원재료 시장의 프리미엄을 더해 애강리메텍의 주가도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폰용 케이스 공급업체 피앤텔도 최근 자회사의 M&A를 통해 성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앤텔이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는 코리아유니테크는 최근 마그네슘 소재 전문회사 이륭엑스마를 합병키로 했다.

피앤텔은 이륭엑스마 M&A를 통해 기존 플라스틱 제품 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판재를 활용한 프레스사업에 진출, 기존 금속제품과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앤텔은 마그네슘을 소재로 한 자전거 프레임, LED(발광다이오드) 방열판, 자동차용 범퍼빔, 태양열 집열판 등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피앤텔이 자회사를 통해 금속 전문 솔루션을 확보합으로써 단일 거래선과 제품군에 의한 할인요소가 단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이번 합병으로 △삼성전자 휴대폰용 금속 부품 내재화와 원가 절감(20억원)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 △생활가전, 자전거, LCD TV 등으로 거래선과 제품군이 다원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한다는 점 △자회사의 수주 상황을 감안할 때 2010년부터 코리아유니테크의 지분법이익이 증가된다는 등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 소식 이후 증권사들이 제시한 피앤텔의 목표주가 평균은 1만7663원으로, 전날종가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