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풋(put) 주식워런트증권(ELW)이 장중 2700%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기초자산인 효성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풋ELW는 기초자산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효성 풋ELW가 하룻 만에 30배 이상 '대박'이 났지만, 투자위험은 배가되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호가를 제시해 주는 유동성공급자(LP, 주요 증권사가 LP 역할을 하고 있음)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끼리 상품을 사고 팔고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증권이 유일하게 발행한 맥쿼리9542효성풋은 23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전일 대비 2712% 폭등한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맥쿼리9542효성풋의 전날(22일) 종가는 320원. 하룻 만에 30배 가량 수익이 나 소위 'ELW 잭팟'이 터진 것이다.

맥쿼리9542효성풋이 이날 폭등한 이유는 현물시장에서 기초자산인 효성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효성 주가가 계속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베팅'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투자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LP가 호가를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만 상품을 사고 팔아 수익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LW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윤정두 JDELW 대표는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끼지 사고 팔고 있어 언제 하락할 지 알 수 없다"며 "LP가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호가를 알 수 없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현행 규정상 LP는 기초자산이 장중 상한가 또는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호가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파생상품인 ELW는 현물시장에서 헷지를 해야하는데 기초자산이 상한가 또는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헷지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기초자산인 효성은 장 개시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단독 참여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효성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만한 여력이 부족한데다 인수한다 하더라도 두 기업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