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민 한 사람이 내는 세금이 453만원으로 올해보다 19만원가량 늘어난다. 근로자의 경우 월급에서 원천징수하는 근로소득세 부담액은 1인당 연간 176만원으로 올해(167만원)에 비해 9만원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10년 국세 세입예산안을 발표했다. 재정부는 내년 총 국세 수입이 171조1000억원으로 올해 세수 전망치 164조6000억원에 비해 3.9%(6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감세 효과에도 불구하고 세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은 경기 회복으로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4%에 달해 전반적으로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목별로는 양도세 수입이 가장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양도세는 부동산거래 활성화로 올해(7조3000억원)보다 22.5% 늘어난 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세도 14조2000억원으로 올해(13조3000억원)에 비해 6.2% 증가할 전망이다. 근로소득세가 늘어나는 것은 명목임금이 올해보다 5% 올라가고 고용도 15만명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반면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내는 종합소득세는 올해 경기 침체 여파로 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수입도 35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기업들이 올해 사업소득분에 대해 내년에 내야 하는 법인세율이 22%에서 20%로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부가가치세는 올해보다 5.0% 늘어난 48조7000억원,상속 · 증여세는 올해 대비 19.7% 늘어난 2조7015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올해 20.5%에서 내년에는 20.1%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하는 국민부담률은 내년에도 올해 수준(26.4%)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세수는 당초 목표치인 164조원보다 6000억원 정도 더 걷힐 것으로 재정부는 예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