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 비용을 마련하려면 차입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효성은 23일 시초가부터 하한가인 8만4400원으로 떨어져 그대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40만주였지만 하한가 매도호가 잔량만 400만주가 넘었다. 전날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에 효성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리한 인수 · 합병(M&A)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말 기준 효성이 가진 현금성자산은 1630억원에 불과하고 부채가 많아 4조원 규모에 달하는 하이닉스 인수대금을 조달하기가 벅찰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가 불가피하다"며 "하이닉스는 효성의 주력 사업인 중공업 · 산업재 · 섬유 · 화학 등과의 사업 연관성도 적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10.25%)과 국민연금(7.62%)이 효성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등 대부분의 운용사가 지분을 갖고 있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열린 기관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참여설을 강하게 부인했었다"며 "운용사들은 주가 급락에 대한 위험을 회피해야 하기 때문에 매도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