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시간…난해한 구성…소설이 기가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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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씨 '북쪽거실' 출간
소설가 배수아씨(44)가 소설집 《훌》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북쪽 거실》(문학과지성사)은 난해한 장편소설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 중 하나인 수니의 '보이지 않는 지도를 손에 든 사람처럼 산맥 혹은 사막 혹은 안개로 뒤덮인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은 독자들에게도 적용된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씨는 "한국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실험 정신으로 유명한 문제작이 되거나,독자라고는 몇몇 평론가들과 운없는 다독 시민 몇명과 소수의 문창과 학생들밖에는 갖지 못하게 될 저주받은 책이 되거나"라고 평하기도 했다.
소설은 3월25일 한 수용소에서 석방되는 여인 수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발적으로 수용되기를 원하는 외부 지원자들이 늘어나고 기존 수용자들도 계속 머무르길 바란다는 이상한 수용소의 정체는 끝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이후 소설은 수니,수니의 전 애인으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외국의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녔던 희태,희태의 또다른 여자친구인 대학원생인 린,그리고 수니의 목소리에 반한 순이 등 정체가 불확실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흘러간다.
소설의 이야기 구조는 요약이 불가능할 만큼 불명확하고 전개 방식은 독특하다. 시간적 배경은 난데없이 바뀌고,화자는 1인칭이었다 3인칭이었다 왔다갔다한다. 희태의 일기가 끼어들었다가 린의 메모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전통적인 소설 구조에 익숙한 독자들을 몽롱하게 만드는 형식적 실험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배씨는 이야기의 불가능성을 보여주고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내려는 듯하다. 소설 속에서 린은 "글로 표현되는 자신은 운명적으로 허깨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루하루 네 꿈을 기록한 노트를 당나귀처럼 어디든 짊어지고 다닌다면,너는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동시에 다른 모든 사물들과 안과 겉처럼 다를 수가 있지"라는 소설 속 한 구절은 《북쪽 거실》의 전체적 분위기를 요약해 보여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문학평론가 김형중씨는 "한국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실험 정신으로 유명한 문제작이 되거나,독자라고는 몇몇 평론가들과 운없는 다독 시민 몇명과 소수의 문창과 학생들밖에는 갖지 못하게 될 저주받은 책이 되거나"라고 평하기도 했다.
소설은 3월25일 한 수용소에서 석방되는 여인 수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발적으로 수용되기를 원하는 외부 지원자들이 늘어나고 기존 수용자들도 계속 머무르길 바란다는 이상한 수용소의 정체는 끝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이후 소설은 수니,수니의 전 애인으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외국의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녔던 희태,희태의 또다른 여자친구인 대학원생인 린,그리고 수니의 목소리에 반한 순이 등 정체가 불확실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흘러간다.
소설의 이야기 구조는 요약이 불가능할 만큼 불명확하고 전개 방식은 독특하다. 시간적 배경은 난데없이 바뀌고,화자는 1인칭이었다 3인칭이었다 왔다갔다한다. 희태의 일기가 끼어들었다가 린의 메모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전통적인 소설 구조에 익숙한 독자들을 몽롱하게 만드는 형식적 실험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배씨는 이야기의 불가능성을 보여주고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내려는 듯하다. 소설 속에서 린은 "글로 표현되는 자신은 운명적으로 허깨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루하루 네 꿈을 기록한 노트를 당나귀처럼 어디든 짊어지고 다닌다면,너는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동시에 다른 모든 사물들과 안과 겉처럼 다를 수가 있지"라는 소설 속 한 구절은 《북쪽 거실》의 전체적 분위기를 요약해 보여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