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은 종전 '준선진국지수'에 들어있던 107곳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은 종전보다 줄지만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훨씬 커 주요 블루칩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TSE 측은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은 종전 준선진국지수에 편입됐던 107곳과 동일하다고 거래소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KB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과 아모레퍼시픽 유한양행 등의 업종 대표주들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다음이 유일하게 포함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지수 구성종목은 FTSE가 내년 3월께 개최하는 아시아 · 태평양 위원회 정례회의까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높기 때문에 기업 합병이나 분할 등 특수 사정이 없는 한 내년에도 종목 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주요 블루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선진국지수 편입 후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은 2.11%로 종전 준선진국지수 때(25.73%)보다 크게 낮아지지만 두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규모 차이가 워낙 커 실제로 투자된 자금은 훨씬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FTSE 지수를 따르는 전체 글로벌 펀드 규모는 3조달러에 이르며,이 중 선진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90~95%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머징시장에서 떠날 때 이탈하는 자금과 선진시장 입성에 따른 유입 자금을 비교해보면 한국 증시 추가 자금 유입은 215억달러(약 25조7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투자비중이 종전 5.35%에서 0.44%로 줄지만 자금유입액은 오히려 44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도 투자비중은 0.43%에서 0.17%로 떨어지지만 17억달러 이상의 투자자금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달 들어 영국계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순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4조3213억원이며,이 중 70%에 해당하는 2조9899억원이 영국계 자금이다. 올 7월까지 영국계 자금이 전체의 14%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다음으로 미국계 자금이 8090억원 유입됐고 사우디아라비아(4617억원),아일랜드(2300억원),케이맨군도(2163억원),중국(1348억원),일본(1262억원),룩셈부르크(86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FTSE지수가 주로 유럽계 투자자금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영국계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유입된 자금 중 케이맨군도 같은 조세 피난처에서 들어온 자금들은 단기 투자 성격이 짙기 때문에 지수 편입 후에는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통 지수 편입에 따른 종목 교체 등이 예상될때는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들이 일시적으로 유입됐다가 빠져나간다"며 "이런 현상은 코스피200지수 종목 교체 때도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강현우/김동윤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