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전방위 확산되나" 산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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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는 수사하되 기업분우기 위축시키면 안돼"
해당기업 하루종일 '뒤숭숭'…증권가도 촉각
해당기업 하루종일 '뒤숭숭'…증권가도 촉각
'박연차 게이트' 이후 휴면기에 접어들었던 검찰이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기업을 겨냥해 수사를 재개하면서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검찰의 수사가 재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은 비리사건에 대한 일상적 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재계는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지는 검찰의 수사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나 촉각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대한통운과 두산그룹 계열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23일 주요 기업에선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전국 검찰이 기업체를 둘러싼 토착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었다. 일부에서는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본격화되는 검찰의 기업비리 수사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이 대한통운을,인천지검이 두산인프라코어를 각각 압수수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반응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해당 기업이 속한 그룹으로 수사가 번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대한통운은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의 매출을 올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그룹 관계자는"각 지사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본사와는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검찰수사의 불똥이 그룹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뜩이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검찰수사 사실이 알려져 기업신인도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지검이 수사 중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등도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인천지검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수년 전 해군 모 부대에 군함 부품 납품가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과 2003년부터 국책 연구사업 32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20억원 가까운 사업비를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일단 "검찰이 두고 있는 혐의와 같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며 수사에 협조하겠다. 내부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이번 수사가 검찰총장 부임 이후 벌인 첫 번째 기업수사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수사 전개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L그룹 관계자는"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겨우 경기가 살아나려고 하는 시점에 기업들이 다시 움츠러들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조세 수사 전문인 한 검사는"기업체 사정수사는 속도와 폭을 잘 조절해야 한다. 안 그러면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도 떨고 있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사정수사도 본격화돼 증권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은 유상증자와 인수 · 합병(M&A)을 악용해 차익을 챙기는 코스닥 기업들에 대해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집중적인 내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은 이른바 우회상장 비리다.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상장사 경영진과 짜고 사채자금으로 유상증자를 성공시켜주는 대가로 비상장 법인의 가치를 부풀려 인수한 뒤 자금을 빼돌리는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이 지난 10일 구속한 코스닥 상장사 K사 대표가 신호탄이라는 시각이다. 회사 유상증자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국회 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긴 했지만 여러 상장 기업들이 수사 움직임을 감지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함께 내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코스닥 유상증자 관련 비리가 신종 수법으로 떠올라 주시하고 있다"며 "배임이나 횡령 정황이 포착되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준규 검찰총장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선 지검장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면담하며 향후 지검별 수사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지검장들과의 면담에서 "확실한 단서를 갖고 수사하되 기소와 함께 철저한 공소 유지(재판을 진행하는 것)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오는 29일 전국검사장회의에서 그동안 내세웠던 '수사 패러다임 변화' 및 '검찰조직 혁신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지검별로 기업체와 지역 토착 비리에 대해 엄벌할 것을 지시할 예정이다.
이해성/임도원/조진형 기자 ihs@hankyung.com
기업들은 검찰의 수사가 재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은 비리사건에 대한 일상적 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재계는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지는 검찰의 수사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나 촉각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대한통운과 두산그룹 계열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23일 주요 기업에선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전국 검찰이 기업체를 둘러싼 토착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었다. 일부에서는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본격화되는 검찰의 기업비리 수사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이 대한통운을,인천지검이 두산인프라코어를 각각 압수수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반응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해당 기업이 속한 그룹으로 수사가 번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대한통운은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의 매출을 올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그룹 관계자는"각 지사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본사와는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검찰수사의 불똥이 그룹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뜩이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검찰수사 사실이 알려져 기업신인도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지검이 수사 중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등도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인천지검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수년 전 해군 모 부대에 군함 부품 납품가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과 2003년부터 국책 연구사업 32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20억원 가까운 사업비를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일단 "검찰이 두고 있는 혐의와 같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며 수사에 협조하겠다. 내부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이번 수사가 검찰총장 부임 이후 벌인 첫 번째 기업수사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수사 전개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L그룹 관계자는"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겨우 경기가 살아나려고 하는 시점에 기업들이 다시 움츠러들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조세 수사 전문인 한 검사는"기업체 사정수사는 속도와 폭을 잘 조절해야 한다. 안 그러면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도 떨고 있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사정수사도 본격화돼 증권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은 유상증자와 인수 · 합병(M&A)을 악용해 차익을 챙기는 코스닥 기업들에 대해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집중적인 내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은 이른바 우회상장 비리다.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상장사 경영진과 짜고 사채자금으로 유상증자를 성공시켜주는 대가로 비상장 법인의 가치를 부풀려 인수한 뒤 자금을 빼돌리는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이 지난 10일 구속한 코스닥 상장사 K사 대표가 신호탄이라는 시각이다. 회사 유상증자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국회 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긴 했지만 여러 상장 기업들이 수사 움직임을 감지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함께 내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코스닥 유상증자 관련 비리가 신종 수법으로 떠올라 주시하고 있다"며 "배임이나 횡령 정황이 포착되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준규 검찰총장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선 지검장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면담하며 향후 지검별 수사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지검장들과의 면담에서 "확실한 단서를 갖고 수사하되 기소와 함께 철저한 공소 유지(재판을 진행하는 것)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오는 29일 전국검사장회의에서 그동안 내세웠던 '수사 패러다임 변화' 및 '검찰조직 혁신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지검별로 기업체와 지역 토착 비리에 대해 엄벌할 것을 지시할 예정이다.
이해성/임도원/조진형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