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녹색 경기부양의 선두주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를 인용,한국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 자금 중 환경분야 투자 비중이 79%로 전 세계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앞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34%,호주가 21%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프랑스(18%) 영국(19%) 독일(13%)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12%)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일본(6%)은 남아프리카공화국(11%)이나 멕시코(10%)보다 낮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UNEP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각국이 발표한 경기부양 자금은 3조100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약 15%가 녹색사업에 책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실제로 녹색 프로젝트에 집행된 자금은 전체의 3%에 불과한 상태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학자들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세계 경제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전 세계 GDP의 1%는 녹색사업에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킴 스타이너 UNDP 사무총장은 G20 정상들에게 "경기부양 자금 중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투자하는 자금을 매년 5000억달러로 지금보다 두 배 늘려야 한다"며 "전 세계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해야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영향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3개 기관의 공동연구팀은 각국이 발표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이번 세기가 끝날 때는 지구 온도가 섭씨 3.5도 상승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는 UNEP가 제시한 기온 상승 제한목표인 섭씨 2도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