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우승 후 꼭 기아차를 사고 싶다는 고객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분위기가 아주 좋다. "(분당의 기아차 딜러) "그룹 차원에서 타이거즈의 우승 사례를 배우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김조호 기아 타이거즈 단장)

기아 타이거즈가 2009 프로야구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거머쥐자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케팅 부문에선 타이거즈 사례를 직원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차의 야구 마케팅이 결실을 맺은 것은 2001년 창단 후 9년 만이다. 야구단 인수 직후부터 유능한 신인 및 경력선수 발굴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매달 '타이거즈 데이'를 지정해 임직원들의 단체 응원을 지원했다. 서영종 기아차 사장 겸 구단주 대행도 바쁜 시간을 쪼개 응원전에 자주 동참했다.

기아 타이거즈가 프로야구 사상 월간 최다승 기록(8월)을 세우는 등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아차 점유율과 직원 사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기아차에 대한 긍정적인 언론 노출 빈도가 크게 높아져서다.

기아차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현장 또는 방송 중계로 경기를 한 번만 보더라도 쏘렌토와 로체,포르테,쏘울 등 기아차 이름을 수백번 보게 된다"며 "작년 6위였던 타이거즈가 1위로 도약하는 저력을 보이자 사내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즐거워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30.5%.작년 같은 기간(25.4%)보다 5.1%포인트 상승한 기록이다.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 30%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게 회사 측 기대다.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는 해태 부도 후 공익 차원에서 야구단을 인수,그동안 광주 지역경제 회복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올해만 해도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20회 매진 기록을 세우는 등 주변 상가가 활기를 되찾는 데 일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