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재발견…현대상사·대우인터 등 몸값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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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글로벌 정보망 탄탄
현대중공업이 옛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현대종합상사 인수전에 재도전했다. 현대종합상사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주간 기관인 외환은행은 25일 오후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STX그룹 컨소시엄 두 곳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STX컨소시엄은 범 현대가 기업이 본입찰에 참여하면 최종 입찰에는 빠진다는 조건부 제안서를 제출,현대중공업이 단독으로 채권단과 가격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차 입찰에 이어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다음 주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11월 중 본계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포스코,STX,한화 등은 곧 매물로 나올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글로벌 자원 · 정보 전쟁이 가열되면서 종합상사의 '몸값'이 쑥쑥 올라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대우조선해양 등 내로라하는 제조업체들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종합상사의 매각 가격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분 50%+1주'를 파는 채권단은 매각 가격을 종전 2000억원에서 2300억원 이상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매각 가격은 2500억~30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다음 달 주간사를 선정,매각 작업을 시작키로 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인수 가격이 3조원(교보생명 지분 24% 포함)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종합상사만의 장점은 뭘까. 한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막대한 실물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과 달리 종합상사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거나 부진한 사업에서 철수할 때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경영이 종합상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비(非)장치산업의 특성상 몸집이 가벼운 데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다져온 자원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도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매장량이 4.4~7.5TCF(조 입방피트)로 추정되는 미얀마 가스전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부터 계획대로 생산이 이뤄지면 총 10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관측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지사 99개,해외 광구 15곳을 갖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도 1983년 호주 드레이튼 유연탄에 투자,종합상사 최초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노하우가 풍부하다.
해외 5곳에서 광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입찰에서 칭다오조선소의 잠재 부실을 이유로 본입찰 하루 만에 포기했음에도 다시 참여하기로 한 것은 현대종합상사가 그만큼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종합상사는 지금도 끊임없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상 해외 정보망이 부족한 그룹은 종합상사의 '촉수'가 아쉬운 경우가 많다. GS그룹이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STX팬오션은 지난 6월 일본 이토추상사와 합작,곡물 시장에 진출했다. STX그룹이 종합상사를 확보하면 이 같은 신사업 발굴이 용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LG,SK그룹 내 종합상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들은 "내수 일색의 SK그룹을 살릴 해외 진출의 첨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LG그룹은 6개 계열사로 이뤄진 'LG 기후변화협의회' 회장사를 LG상사에 맡겼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가 될 태양광ㆍ풍력발전 사업의 초석을 닦는 임무를 맡았다.
박동휘/장창민 기자 donghuip@hankyung.com
지난 5월 1차 입찰에 이어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다음 주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11월 중 본계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포스코,STX,한화 등은 곧 매물로 나올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글로벌 자원 · 정보 전쟁이 가열되면서 종합상사의 '몸값'이 쑥쑥 올라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대우조선해양 등 내로라하는 제조업체들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종합상사의 매각 가격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분 50%+1주'를 파는 채권단은 매각 가격을 종전 2000억원에서 2300억원 이상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매각 가격은 2500억~30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다음 달 주간사를 선정,매각 작업을 시작키로 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인수 가격이 3조원(교보생명 지분 24% 포함)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종합상사만의 장점은 뭘까. 한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막대한 실물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과 달리 종합상사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거나 부진한 사업에서 철수할 때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경영이 종합상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비(非)장치산업의 특성상 몸집이 가벼운 데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다져온 자원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도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매장량이 4.4~7.5TCF(조 입방피트)로 추정되는 미얀마 가스전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부터 계획대로 생산이 이뤄지면 총 10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관측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지사 99개,해외 광구 15곳을 갖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도 1983년 호주 드레이튼 유연탄에 투자,종합상사 최초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노하우가 풍부하다.
해외 5곳에서 광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입찰에서 칭다오조선소의 잠재 부실을 이유로 본입찰 하루 만에 포기했음에도 다시 참여하기로 한 것은 현대종합상사가 그만큼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종합상사는 지금도 끊임없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상 해외 정보망이 부족한 그룹은 종합상사의 '촉수'가 아쉬운 경우가 많다. GS그룹이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STX팬오션은 지난 6월 일본 이토추상사와 합작,곡물 시장에 진출했다. STX그룹이 종합상사를 확보하면 이 같은 신사업 발굴이 용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LG,SK그룹 내 종합상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들은 "내수 일색의 SK그룹을 살릴 해외 진출의 첨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LG그룹은 6개 계열사로 이뤄진 'LG 기후변화협의회' 회장사를 LG상사에 맡겼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가 될 태양광ㆍ풍력발전 사업의 초석을 닦는 임무를 맡았다.
박동휘/장창민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