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5일 전자바우처 사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이 중앙부처를 압수수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중앙지검 특수2부는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60)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복지부가 전자바우처 사업에 참여할 카드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해 서울 종로구 계동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 사회서비스정책과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2007년 작성된 관련 서류 일체를 확보했다. 전자바우처란 노인 장애인 산모 등이 활동보조나 육아지원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급하는 전자카드 사업으로 2007년 4월 도입됐다. 검찰 관계자는"복지부 전체의 구조적 비리가 아니라 하급 공무원의 비리가 포착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국동 사장이 대한통운 부산지사장으로 재직했던 2001~2005년 당시 기획팀장이었던 유재욱 현 마산지사장과 함께 320차례에 걸쳐 회사자금 89억여원을 유씨 등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소환조사했다. 이 돈을 주식투자 대금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된 유 지사장은 전날 구속됐으며 이 사장은 검찰 소환통보에 불응하다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자진 출석했다. 이 사장은 "회사가 법정관리 중이라 판촉비 등이 없어 관례적으로 조성된 자금을 회사를 위해 썼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 사장을 상대로 횡령한 자금의 용처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으며 유씨와 공모 여부를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울동부지검은 또 기업체에서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금융감독원 부국장급 업무추진역 성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성씨가 작년까지 금감원 조사국에서 근무하면서 모 업체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사례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 22일 그를 체포해 조사했다.

이해성/임도원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