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부동산 가격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총부채상환비율(DTI) ·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 시행,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지 등의 규제로 집값 잡기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판교 등 수도권 일대 주공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무려 600여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는 등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난 달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신규 분양된 단지 내 상가,근린 상가가 대부분 미분양에 시달린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상가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기존 주택에 대한 DTI 규제를 피해 넉넉한 자금을 지닌 '큰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500채 이상 단지내 상가 노려라

상가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인 물건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실속있는 투자자에게 꾸준한 인기를 끈다. 상가는 일정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배후 지역의 수요층과 유동인구에 따라 임대료가 큰 차이를 보인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이 넘는 대형 상권의 상가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 만큼 분양가도 높아 투자 리스크가 크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상권의 유동인구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유동인구의 숫자 뿐만 아니라 소비성향,소비여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인근 상가들이 충분히 자리잡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배후로 한 단지 내 상가나 근린상가의 경우 단지 규모가 최소 1500채 이상일 경우 연 6~7%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뉴타운이나 판교신도시와 같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는 상가들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출퇴근 시간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상가도 노려볼 만하다.

단지형 근린상가인 강남구 역삼동 '강남프라자'를 분양 중인 삼지D&C의 김기열 대표는 "요즘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 역 간 거리를 확인하는 등 꼼꼼하게 체크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지하철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라면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오피스텔 투자 적기

수도권 일대 전셋값이 급등하는 등 전세난으로 인해 중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20~30대층이 출퇴근이 편한 역세권 오피스텔 분양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전세 대책에서 오피스텔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도 오피스텔 투자 매력을 크게 높였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전세대책에 따르면 종전 전용면적 60㎡이하인 오피스텔에만 허용하던 바닥난방을 85㎡ 이하 오피스텔로 확대됐다.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활용하도록 해 전세난을 해소하려는 의도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업무용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오피스텔을 1채 보유하고 있어도 일반 아파트 청약시 1순위 자격이 유지된다. 다주택자 세금 중과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전매제한이나 대출규제에서도 역시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 비해 자유로워 경쟁력이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의 장 이사는 "오피스텔 공급이 3년간 급격히 줄었다"면서 "DTI 적용도 받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금자리주택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보급이 본격화되기 전인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가 오피스텔 투자의 적기"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