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연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현재가보다도 낮은 전망치를 고수하는 '소신 있는'(?) 증권사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27개 증권사 중 LIG투자증권, 한화증권 등 5곳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현재가 79만5천원(25일 종가)보다 낮은 76만∼79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대 106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나머지 증권사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 안게 될 '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선 연말 시즌의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와 글로벌 경쟁업체의 반격으로 시장점유율 축소 등이 나타날 것으로 이들 증권사는 전망했다.

목표가 76만원을 고수하고 있는 LIG투자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요인들이 4분기부터는 드러날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3분기 시장 컨센서스 4조원에 부합하며 정점을 찍은 뒤 4분기는 이보다 줄어든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과 하락세를 보이는 환율 등도 삼성전자 주가의 80만원대 안착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의 한 이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등 경기 사이클을 고려할 때 펀더멘털상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재의 주가는 오버슈팅(단기급등)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더 있지만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본격적인 하락세가 예상돼 (목표가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79만원의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는 한화증권 서대인 연구원은 "계절적 요인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줄겠지만 주가가 내릴 가능성은 적고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며 "곧 90만원대 초반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29개 증권사 중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4곳의 목표가가 현재가 11만5천500원보다 낮은 7만5천∼9만6천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하반기 내수시장의 둔화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유럽의 수요가 정체돼 추가 상승동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 등에 따른 것이다.

7만5천원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증권 용대인 연구원은 "시장점유율 상승과 더불어 주가가 동반해 상승했지만 이젠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10만원 이상의 주가는 너무 많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9만6천원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는 현대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각국 재정정책의 영향을 받았던 글로벌 수요를 재점검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수요가 줄 수 있다"면서도 "생각보다 주가가 빨리 올라가 조만간 목표가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