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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제가 다리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손잡이가 없거나 좁고 높은 계단을 잘 못 다니거든요. (중략) 그래서 말인데 곳곳에 있는 계단에 난간이라도 만들어 주실 수는 없으신지…."

"가희 학생,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참 보기 좋습니다. (중략) 가희 학생이 사회복지과라 하니,우선은 사회복지수업을 듣는 충효과에 난간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해보겠습니다…."경주시 소재 서라벌대학(www.sorabol.ac.kr) 김재홍 총장이 재학생들의 '민원해결사'를 자처하며 대학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온라인 게시판 '서라벌 살피미'를 통해 학생들과 일 대 일로 소통하는 한편, 건의사항이 해결되는 과정은 '총장님의 희망나누기' 게시판에서 직접 전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총장은 "자연스럽게 재학생들의 애교심을 유발시킬 수 있고 학교의 발전정책을 효율적으로 구상할 수 있어 타 대학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올 1월 34살의 나이로 이 대학의 제13대 총장 자리에 오르면서 '국내 최연소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젊은 총장의 패기와 열정은 곧 대학 내에 변혁의 바람을 불러왔다.

총학생회를 해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학생들을 대변해야 할 총학생회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며 총학생회 대신 각 학과 학회장과 총장이 한 달에 한 번 재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학생연석회의'를 도입했다. 이른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한 셈.

교육내용에도 실용성이 부각됐다. 421개의 산업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장기 인턴십 과정을 개설했으며,이달부터 취업지원센터(Job Village)를 개설해 진로 자문교수와의 일 대 일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37개의 학과 전반에 걸쳐 전공실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이 대학의 취업률은 87%로 매우 높은 수준. 특히 카지노과는 지난 5월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세븐럭카지노에 졸업생 3명이 채용되는 등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2010학년도부터는 12개 학과를 신설해 커리큘럼을 한층 강화한다. 말(馬) 산업 육성을 위한 마사과를 비롯해 항공관광과,보건에듀케어과 스파테라피과 군사학부 등이 그것으로, 이달부터 수시모집을 시작했다. 또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경주를 무대로 한 MBC드라마 '선덕여왕'의 제작 지원을 맡는 등 대외 홍보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