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서는 전체 5만5041채의 주택 중 2만42채가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다음 달 사전예약은 공공분양주택 중 70%에만 해당되지만 이번 지구계획에서 구체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함께 나왔다. 특히 '토지임대부 주택'과 '20년 장기전세형 임대주택'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속칭 '반값 아파트' 구상을 구체화한 결과물이다. 주택가격 상승에는 땅값 상승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토지와 건물로 구성된 주택의 소유권을 따로 분리해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발상이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 · 임대하고,지상의 건물은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의 주택을 말한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소유자는 주택을 팔거나 이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토지 소유권이 공공에 있기 때문에 땅 임대료는 내야 한다. 유럽 선진국에선 이미 시행 중인 제도이며 지난 4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돼 이번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서 처음으로 공급된다.

강남 세곡지구의 4개 블록 중 한 곳과 서초 우면지구의 2개 블록 중 한 곳에서 각각 414채와 340채의 토지임대부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분납형 임대주택이란 집값의 일부를 초기 분납금으로 내고,입주 뒤 단계적으로 남은 분납금을 내서 10년 뒤 소유권을 얻게 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일시적인 분양전환자금 마련의 부담을 줄여주고 분납금 납부에 따라 임대료도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이 주택은 계약 이후 입주 때까지 30%의 분납금을 내야 한다. 이후 입주 4년차와 8년차 때 20%씩 총 40%를 더 납부한다. 10년의 거주기간이 지나고 분양전환하려면 감정가와 임대보증금(이미 낸 분납금 총액)의 차액을 지불하면 된다.

올초 경기 오산세교지구의 1호선 세마역 근처에서 주택공사가 832세대를 분납형 임대주택으로 지었다. 시범지구에선 10년 임대와 합해 강남 세곡 996채,서초 우면 450채,하남 미사 4579채,고양 원흥 1042채가 내년 말께 공급될 예정이다.

20년 장기전세 주택은 서울시의 시프트 주택과 유사한 제도로 주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보금자리 시범지구에서 마련됐다. 강남 세곡이 503채,서초 우면 260채,하남 미사 629채,고양 원흥 385채가 각각 지어진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