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신용융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등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들의 '한 방'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각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잔액은 모두 4조7880억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말 증시 회복과 함께 늘어나기 시작한 신용잔액은 5월 이후 지수가 횡보양상을 보이자 잠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7월 3조8398억원을 바닥으로 약 2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400선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보름 만에 1600선 근처까지 급등하는 동안 순매도로 일관했던 개인들이 뒤늦게 빚을 내 수익률 만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은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으로 주로 중소형주를 매매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 공여율(전체 거래량 대비 신용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디피씨(79%)였고 건설화학(63%) 선진(54%) 한국단자(51%) 신성ENG(50%) 등의 순이다. 삼화콘덴서와 성문전자 선도전기 유진투자증권 등은 상장주식 대비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육박하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낀 개인들이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를 차익실현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승 국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 줄이기'를 노리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단번에 부진을 만회하려 한다는 것이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종목의 거래량이 급증하는 이유도 '한 방'을 노린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거래가 집중되는 중소형주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선엽 연구원은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증시가 하락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창중 센터장도 "외국인 주도 장세가 예상돼 당분간 중소형주의 상대적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