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전문기업 씨티앤티(대표 이영기)는 올해 미국에 4개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을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총 40개의 조립공장을 설립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 회사는 우선 올 연말까지 애틀랜타에 미국동부법인과 롱비치에 서부법인을 내고 2개 공장씩 모두 4개의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일리노이주에 5개의 공장을 추가로 세우기로 했다. 특히 공장 설립을 확대해 2012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소규모 조립공장 40개를 세우기로 했다.

미국 공장은 1개 공장마다 연간 5000~1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조립하는 규모다. 공장당 100억원 미만을 투자하며 투자비는 미 정부의 신에너지 관련 지원금과 외부 투자금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주,조지아주 정부와도 전기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씨티앤티가 40개의 자동차 조립공장을 3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독특한 해외공장 운영 방식인 RAS(Regional Assembly & Sales) 시스템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자동차공장 프랜차이즈로 별도의 부지나 공장을 매입하거나 짓지 않고 현지 공장의 기존 생산시설을 변형하거나 일부 설비 확충을 통해 본사에서 공급한 자재 및 부품을 단순 조립해 판매하는 형태다.

공장은 인구 약 100만명과 약 200마일 반경 범위 내 지역마다 설치하며 공장마다 2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공장에는 전시 및 판매장을 갖춰 소비자가 공장을 직접 방문,생산 과정을 보고 차를 구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공장판매 방식으로 운영돼 딜러가 필요 없기 때문에 가격을 약 30% 낮출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도색을 마친 강화플라스틱을 차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철판 단조와 도장 공정 등이 필요 없다"며 "공장마다 지역 특성을 살린 테마파크를 조성해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앤티가 만드는 NEV(근거리용 소형차)는 특수충전장치가 필요한 FSEV와 달리 일반 가정용 전기 플러그로 3시간만 충전하면 60㎞를 운행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기 대표는 "현재 미국이나 일본,중국 등 경쟁사의 NEV는 골프카를 개조한 수준으로 디자인은 물론 성능도 떨어진다"며 "하지만 우리 차는 전 세계 NEV 중 유일하게 국제규정 전방 ·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일반승용차 안전기준을 통과한 데다 가격도 경쟁사보다 최대 40%까지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찰당국에 주차단속용으로 4000대를 수출하는 등 성능을 이미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미국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2011년 매출예상액은 78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회사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