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을 위한 서울 · 경기지역 4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는 녹지공간이 전체 면적의 20~24%를 차지하고 지구 내 자전거도로가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에너지 절감형 녹색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 또 녹지율과는 별도로 녹지축이 연결되는 부분이나 하천변 등 자연생태를 보존해야 할 곳들은 그린벨트 기능을 살려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사전에 막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강남 세곡,서초 우면,고양 원흥,하남 미사 등 4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지구계획을 27일 확정, 28일 고시할 방침이다. 이들 지구에서 다음 달 사전예약을 받는 물량도 최종 확정됐다.

하남 미사(9481채)와 고양 원흥(2545채)은 당초 계획과 비슷한 공공분양주택의 75.5%를 사전예약받는다. 하지만 강남 세곡(1405채)은 46%,서초 우면(864채)은 58%만 사전예약방식으로 공급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서울 강남권의 세곡 · 우면지구는 사전예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 세곡지구

서울시 강남구 세곡 · 자곡 · 율현동 일대 94만여㎡ 부지를 개발하는 강남 세곡지구에는 보금자리주택 5623채를 포함,총 6821채의 주택이 들어선다. 아파트 6389채,연립주택 309채,단지형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100채 등이 지어진다. 고도제한이 있어 169%의 용적률(땅 넓이 대비 건축면적)로 1만8416명의 인구를 수용할 계획이다.

세곡지구는 인근 대모산과 범바위산,주변 구릉지 등 녹지로 둘러싸인 지역 여건을 감안,개발 컨셉트를 '숲속의 파크시티'로 세웠다. 공원녹지비율이 전체의 23.8%로 4개 시범지구 가운데 가장 높다. 또 일부 블록은 국제현상공모 등을 거쳐 '디자인 보금자리'로 상징화할 계획이다. 오는 30일 사전예약 청약공고 때 구체적 분양가가 나오겠지만 추정 분양가는 3.3㎡당 1150만원이 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서초 우면지구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과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일대 36만1900여㎡가 사업 부지이다. 총 3390채(보금자리주택은 2740채)에 9033명을 수용하는 주거지로 다시 태어난다.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외에 주상복합으로 짓는 원룸형 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은 민간에 택지를 분양해 공급할 예정이다.

우면산과 양재천을 녹지축으로 연계해 '녹지와 물,바람이 어우러지는 생태도시'로 개발한다는 도시 컨셉트다. 양재천변에는 수변공원을 조성해 '걷고 싶은 도시,E-그린시티'로 개발한다. 추정 분양가는 세곡지구와 같은 115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50%로 공급될 전망이다.



◆하남 미사지구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과 풍산동,선동,덕풍동 일대(546만여㎡)에 조성된다. 보금자리주택 2만5749채를 비롯,총 3만6229채가 지어져 9만4196명이 사는 미니 신도시급이다. 지구 면적이 넓은 만큼 전체의 65.6% 부지에 상업 · 업무시설,도서관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공원 · 녹지 등이 들어선다.

세곡 · 우면지구엔 고등학교가 없지만 하남 미사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4개씩 세워질 예정이다. 녹지축을 따라 한강으로 흐르는 망월천을 연계한 실개천을 만들어 물이 순환하는 '생태 순환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게 하남 미사지구의 도시개발 테마다.

또 평탄한 지형 장점을 살려 자전거도로로 지구 전체를 바둑판 형태로 연결(총연장 약 34㎞)하고 지하철 등 환승시설을 설치해 자전거 중심 녹색교통도시로 만들어진다. 분양가는 지하철 5호선 연장 등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토지보상 때문에 당초 3.3㎡당 950만원에서 970만원으로 20만원 정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고양 원흥지구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도내동,용두동 일원 128만7200여㎡ 부지에 총 8601채의 주택(보금자리주택 6393채 포함)이 들어선다. 계획인구는 2만2879명이다. 이곳도 전체의 61.6%가 주택외 공공시설용지로 개발된다. 인접해 조성 중인 고양삼송지구의 특성과 연계,공공시설용지에 콘텐츠 미디어 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원흥지구는 도로를 중심으로 상업 문화 복지시설을 집적시켜 '활력 넘치는 생산도시'를 컨셉트로 개발한다. 고교와 중학교 각각 1개,초등학교 2개가 들어선다. 추정 분양가는 3.3㎡당 850만원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