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짖을 줄 모르는 감시견”, F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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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 의회와 언론으로부터 시달리고 있습니다.FRB가 이번 금융위기에 대응을 잘 했다고 벤 버냉키 의장은 연임을 위한 재지명까지 받아놨는데 왜 그럴까요.
워싱턴포스트(WP)는 금융위기의 주범인 ‘서브프라임 대출위기가 일어날 때,감시견(감독기구)인 FRB는 짖으려고 조차하지 않았다’고 27일 맹비난했습니다.FRB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탓에 금융위기가 초래됐다는 보도입니다.
WP는 FRB가 1999년부터 시중은행인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이 위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영업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받고도 무시했다고 전했습니다.당시 전국의 소비자단체들과 다른 정부 기관들도 사태의 긴급성을 여러차례 알렸으나 FRB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WP는 은행과 은행의 자회사인 서브프라임 대출기관들에 동일한 법을 적용하지만 연방 차원의 정기적인 감독은 은행에만 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FRB가 조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감독의 필요성이 적은 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감독이 많았던 반면 감독이 절실한 서브프라임 시장은 아무런 감독 없이 대부분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하원은 급할 때마다 긴급 자금을 FRB에서 빌려가는 은행들 명단을 FRB가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FRB가 국민들의 혈세를 제대로 사용하는지 신뢰할 수 없어 의회가 직접 점검하겠다는 것입니다.
FRB는 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의회의 요구에 반대해 왔습니다.또 명단이 발표되면 해당 은행의 재무상태가 건강하더라도 시장으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하지만 FRB 측은 지난주 미 하원에 출석해 자금 대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명단을 의회에 제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하원이 이처럼 FRB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FRB가 이번 금융위기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기본 인식이 깔려있습니다.이 때문에 과반수가 넘는 하원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FRB의 권한 강화안에 맞불을 놨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체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대형 은행과 보험사 등 비은행권 금융사를 규제하고 감독할 수 있도록 FRB 권한을 강화하는 금융감독 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입니다.그러나 론 폴 공화당 의원 등 295명의 하원의원들은 FRB의 권한 강화에 대응,미 의회 직속의 회계감사원(GAO)이 FRB의 통화정책을 감사토록 하겠다면서 관련 법안을 제출해 놨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을 연임시키기 위해 재지명하면서 이렇게 치켜세운 적 있습니다.“버냉키 의장이 현명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FRB를 잘 이끌어 금융위기에 탁월하게 대응했다”고 말입니다.그렇지만 미국 언론과 의회는 ‘짖을 줄 모르는’ FRB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없다며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버냉키 의장의 연임 청문회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워싱턴포스트(WP)는 금융위기의 주범인 ‘서브프라임 대출위기가 일어날 때,감시견(감독기구)인 FRB는 짖으려고 조차하지 않았다’고 27일 맹비난했습니다.FRB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탓에 금융위기가 초래됐다는 보도입니다.
WP는 FRB가 1999년부터 시중은행인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이 위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영업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받고도 무시했다고 전했습니다.당시 전국의 소비자단체들과 다른 정부 기관들도 사태의 긴급성을 여러차례 알렸으나 FRB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WP는 은행과 은행의 자회사인 서브프라임 대출기관들에 동일한 법을 적용하지만 연방 차원의 정기적인 감독은 은행에만 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FRB가 조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감독의 필요성이 적은 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감독이 많았던 반면 감독이 절실한 서브프라임 시장은 아무런 감독 없이 대부분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하원은 급할 때마다 긴급 자금을 FRB에서 빌려가는 은행들 명단을 FRB가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FRB가 국민들의 혈세를 제대로 사용하는지 신뢰할 수 없어 의회가 직접 점검하겠다는 것입니다.
FRB는 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의회의 요구에 반대해 왔습니다.또 명단이 발표되면 해당 은행의 재무상태가 건강하더라도 시장으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하지만 FRB 측은 지난주 미 하원에 출석해 자금 대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명단을 의회에 제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하원이 이처럼 FRB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FRB가 이번 금융위기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기본 인식이 깔려있습니다.이 때문에 과반수가 넘는 하원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FRB의 권한 강화안에 맞불을 놨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체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대형 은행과 보험사 등 비은행권 금융사를 규제하고 감독할 수 있도록 FRB 권한을 강화하는 금융감독 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입니다.그러나 론 폴 공화당 의원 등 295명의 하원의원들은 FRB의 권한 강화에 대응,미 의회 직속의 회계감사원(GAO)이 FRB의 통화정책을 감사토록 하겠다면서 관련 법안을 제출해 놨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을 연임시키기 위해 재지명하면서 이렇게 치켜세운 적 있습니다.“버냉키 의장이 현명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FRB를 잘 이끌어 금융위기에 탁월하게 대응했다”고 말입니다.그렇지만 미국 언론과 의회는 ‘짖을 줄 모르는’ FRB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없다며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버냉키 의장의 연임 청문회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