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니멀리리즘' 의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 우리나라에도 선보였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마음에 담고 있다가 지난 여름 가족과 제주도를 찾았다. 안도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설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오시마 현대미술관''물의 교회'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건축가이자 예술가다.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설계,빛과 바람,물 등 주변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물로 선보이는 특유의 예술적 공간미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안도의 예술 혹은 건축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 문화 흐름의 주류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분류된다. 미니멀리즘에서는 불필요한 기교나 장식을 버리고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남겨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다고 해서 결코 쉽지는 않다. 이는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양쪽 모두에게 그렇다.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물론 반복해서 오래 볼수록 깊이 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만드는 측에서는 힘들고 오랜 고민과 연습 혹은 연구가 반드시 선행된다.
미니멀리즘이 제품에 반영돼 환영받고 있는 사례 중 하나가 애플사의 IT(정보기술) 기기들이다. 아이팟,아이폰 등은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이나 직관적인 사용법으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큰 관심과 폭발적인 판매량으로 일반인들의 기호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매킨토시 컴퓨터는 마우스 클릭 버튼이 하나밖에 없을 만큼 단순한 모습이다. 애플의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단순하면서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경영 철학으로 유명하다. 그는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단 복잡한 것을 정리한 단순함에 이르면 태산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의사로 봉직하던 초기부터 환자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곤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논문과 교과서에 익숙한 전문 단어와 문장들을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단어를 대체하고 실수를 거듭해야 했다. 물론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의사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단순한' 말투와 대화법을 찾게 된 것 같다. 많은 의료인이 이런 노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이다.
건축도,예술도,의료도,그리고 다른 모든 곳에서 때로는 단순하고 쉽게 정리하는 게 갈수록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져 각박함을 더하는 세상에 대응하는 방법이란 생각이다.
안도의 예술 혹은 건축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 문화 흐름의 주류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분류된다. 미니멀리즘에서는 불필요한 기교나 장식을 버리고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남겨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다고 해서 결코 쉽지는 않다. 이는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양쪽 모두에게 그렇다.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물론 반복해서 오래 볼수록 깊이 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만드는 측에서는 힘들고 오랜 고민과 연습 혹은 연구가 반드시 선행된다.
미니멀리즘이 제품에 반영돼 환영받고 있는 사례 중 하나가 애플사의 IT(정보기술) 기기들이다. 아이팟,아이폰 등은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이나 직관적인 사용법으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큰 관심과 폭발적인 판매량으로 일반인들의 기호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매킨토시 컴퓨터는 마우스 클릭 버튼이 하나밖에 없을 만큼 단순한 모습이다. 애플의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단순하면서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경영 철학으로 유명하다. 그는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단 복잡한 것을 정리한 단순함에 이르면 태산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의사로 봉직하던 초기부터 환자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곤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논문과 교과서에 익숙한 전문 단어와 문장들을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단어를 대체하고 실수를 거듭해야 했다. 물론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의사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단순한' 말투와 대화법을 찾게 된 것 같다. 많은 의료인이 이런 노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이다.
건축도,예술도,의료도,그리고 다른 모든 곳에서 때로는 단순하고 쉽게 정리하는 게 갈수록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져 각박함을 더하는 세상에 대응하는 방법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