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모델…나는 사진작가로…개인고민 나누며 마음의 벽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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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경영' 펼치는 박시호 우체국 예금보험 지원단 이사장
작년 8월,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이사장에 선임된 박시호씨(55)는 첫 출근 때 이해할 수 없는 보고를 받았다. 기관장 취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겠다는 것.담당 임원은 "상급단체인 우정사업본부가 좋아하지 않고 회사 입장에서도 많은 사람 눈에 띄면 괜히 감사 표적이나 될 수 있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한마디로 '공공기관답게,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우리끼리 조용히 먹고 살면 된다'는 것이었다.
일주일간 업무보고를 받고 직원들과 면담한 박 이사장은 "40년간의 경직되고 침체된 문화를 바꿔야겠다"고 판단했다. 슬로건은 '행복한 직장,행복경영'이었다.
먼저 200여개의 취임 축하 난(蘭)을 경매에 부쳤다. 시중에서 5만~15만원짜리이지만 직원들에게 1만~3만원 사이에서 써내게 했다. 판매대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직원들은 "희한한 사람이 이사장으로 왔다"고 생각했지만 재미있어 하며 경매에 참가했다. 꽃사진을 전시해 칙칙한 복도와 사무실 분위기도 바꿨다.
직원들은 뭔가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박 이사장이 탄 엘리베이터에는 함께 타기를 꺼렸다.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그는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회사 옥상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노래도 불렀다. 요즘은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도 함께 타며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대화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진찍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직원은 모델이 되고 박 이사장은 사진사가 돼 20분간 사진을 찍으며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가족관계,고민,직장 내 애로사항 등을 들으면서 더 가까워졌다. 찍은 사진은 회의실과 강당에 전시하고 자신의 이름을 써놓도록 했다. 체력단련실도 자신이 직접 운동기구를 조달해 리모델링했다.
행복경영의 결과는 지난 6월 나타났다. 200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과 기관장 모두 최상의 등급인 'A등급과 우수등급'을 받은 것이다. 박 이사장은 "어떤 조직이건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다니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영 성과는 이런 조직문화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재경원 장관 비서관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특별조사 부장,정리금융공사 사장,푸르덴셜자산운용 감사 등을 지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일주일간 업무보고를 받고 직원들과 면담한 박 이사장은 "40년간의 경직되고 침체된 문화를 바꿔야겠다"고 판단했다. 슬로건은 '행복한 직장,행복경영'이었다.
먼저 200여개의 취임 축하 난(蘭)을 경매에 부쳤다. 시중에서 5만~15만원짜리이지만 직원들에게 1만~3만원 사이에서 써내게 했다. 판매대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직원들은 "희한한 사람이 이사장으로 왔다"고 생각했지만 재미있어 하며 경매에 참가했다. 꽃사진을 전시해 칙칙한 복도와 사무실 분위기도 바꿨다.
직원들은 뭔가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박 이사장이 탄 엘리베이터에는 함께 타기를 꺼렸다.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그는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회사 옥상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노래도 불렀다. 요즘은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도 함께 타며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대화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진찍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직원은 모델이 되고 박 이사장은 사진사가 돼 20분간 사진을 찍으며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가족관계,고민,직장 내 애로사항 등을 들으면서 더 가까워졌다. 찍은 사진은 회의실과 강당에 전시하고 자신의 이름을 써놓도록 했다. 체력단련실도 자신이 직접 운동기구를 조달해 리모델링했다.
행복경영의 결과는 지난 6월 나타났다. 200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과 기관장 모두 최상의 등급인 'A등급과 우수등급'을 받은 것이다. 박 이사장은 "어떤 조직이건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다니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영 성과는 이런 조직문화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재경원 장관 비서관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특별조사 부장,정리금융공사 사장,푸르덴셜자산운용 감사 등을 지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