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왕안이 '"험난한 인생 맞서 싸우는 맹렬 여성 묘사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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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장한가' 펴낸 왕안이 방한
"복잡한 인생을 경험하게 한 후 주인공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게 소설가입니다. "
대표작 《장한가》 한국 출간 및 이병주국제문학상 수상을 위해 방한한 중국 소설가 왕안이(55)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불행한 운명에 맞서 경쟁하는 여성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작품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장한가》(유병례 옮김,은행나무 펴냄)는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미스 상하이로 뽑힐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던 여인 왕치야오의 굴곡진 40년 인생을 그린 장편소설.중국에서 50만부가 판매된 이 소설로 작가는 제5회 마오둔문학상,'중국시보' 선정 10대 우수도서상,제4회 상해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홍콩의 '아주주간'이 추천한 '20세기 중국소설 100강'에 루쉰의 《아Q정전》,영화 '색,계'의 원작자 장아이링의 《경성지련》과 함께 들어가기도 했다.
《장한가》의 주인공 왕치야오는 소녀 시절 아름다운 외모 덕에 우연한 계기로 잡지 모델이 되고,미스 상하이 대회에서 3위로 입상하게 된다. 그런데 이 행운이 그의 인생을 굽이치게 만들 줄이야.상하이의 평범한 소녀였던 왕치야오는 정치 권력자인 리 주임의 정부가 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남자들과 인연을 맺지만,사생아를 낳게 되는 등 여인의 인생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지만 《장한가》는 단순한 연애소설은 아니다. 왕치야오가 겪는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중국 현대사의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일례로 첫사랑인 리 주임은 주식시장이 대폭락하고 금 시세가 폭등했던 1948년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왕치야오를 항상 사랑하며 돌보아주던 청 선생은 1966년 문화대혁명 때 자살을 택한다. 그리고 왕치야오 본인도 '본연의 모습을 잃은' 상하이 때문에 최후를 맞게 된다. 소설 곳곳에는 중국 현대사를 함축적으로 정리한 글귀들이 있다. 작가는 문화대혁명을 '그것은 확실히 모든 것을 쓸어낼 기세였고 또 사람들의 영혼을 건드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상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작가는 "1940년대에 미인선발대회에 참가했던 5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에서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소설의 제목에 대해서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못 다한 한맺힌 사랑을 소재로 쓴 동명의 장편 서사시에서 따왔다"면서 "왕치야오의 사랑은 한보다는 원망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대표작 《장한가》 한국 출간 및 이병주국제문학상 수상을 위해 방한한 중국 소설가 왕안이(55)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불행한 운명에 맞서 경쟁하는 여성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작품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장한가》(유병례 옮김,은행나무 펴냄)는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미스 상하이로 뽑힐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던 여인 왕치야오의 굴곡진 40년 인생을 그린 장편소설.중국에서 50만부가 판매된 이 소설로 작가는 제5회 마오둔문학상,'중국시보' 선정 10대 우수도서상,제4회 상해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홍콩의 '아주주간'이 추천한 '20세기 중국소설 100강'에 루쉰의 《아Q정전》,영화 '색,계'의 원작자 장아이링의 《경성지련》과 함께 들어가기도 했다.
《장한가》의 주인공 왕치야오는 소녀 시절 아름다운 외모 덕에 우연한 계기로 잡지 모델이 되고,미스 상하이 대회에서 3위로 입상하게 된다. 그런데 이 행운이 그의 인생을 굽이치게 만들 줄이야.상하이의 평범한 소녀였던 왕치야오는 정치 권력자인 리 주임의 정부가 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남자들과 인연을 맺지만,사생아를 낳게 되는 등 여인의 인생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지만 《장한가》는 단순한 연애소설은 아니다. 왕치야오가 겪는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중국 현대사의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일례로 첫사랑인 리 주임은 주식시장이 대폭락하고 금 시세가 폭등했던 1948년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왕치야오를 항상 사랑하며 돌보아주던 청 선생은 1966년 문화대혁명 때 자살을 택한다. 그리고 왕치야오 본인도 '본연의 모습을 잃은' 상하이 때문에 최후를 맞게 된다. 소설 곳곳에는 중국 현대사를 함축적으로 정리한 글귀들이 있다. 작가는 문화대혁명을 '그것은 확실히 모든 것을 쓸어낼 기세였고 또 사람들의 영혼을 건드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상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작가는 "1940년대에 미인선발대회에 참가했던 5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에서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소설의 제목에 대해서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못 다한 한맺힌 사랑을 소재로 쓴 동명의 장편 서사시에서 따왔다"면서 "왕치야오의 사랑은 한보다는 원망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